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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비 파문, 연말 인사…입 조심하는 현대ㆍ기아차 임원들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현대자동차 연비 논란이 불거진 이후 현대ㆍ기아자동차 임원의 몸사리기(?)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연비 논란으로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에 연말 인사까지 겹쳐 이런 시기에 자칫 말실수 등을 저지르면 거센 후폭풍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지난 5일 현대차 연비 논란이 불거진 이후 각종 대외 행사 때마다 현대ㆍ기아차 주요 임원들이 좀처럼 입을 열지 않고 있는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드러내더라도 가능한 한 신속하게 행사장에서 사라지곤 한다. 행사장에서 통상 취재진과 한 두마디 질의응답을 주고받던 관행도 없어졌다.

연비 논란 직후인 지난 6일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창립 50주년을 맞이해 이형근 기아자동차 부회장,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등이 행사장에 참석했다. 동석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보였지만, 연비 논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현대ㆍ기아차 관계자는 “워낙 예민한 문제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라도 쉽게 답변하기 어려운 분위기”라고 전했다.

지난 13일에는 기아차 더 뉴 K7 출시 행사장에도 이삼웅 기아차 사장이 참석해 더 뉴 K7의 의의를 설명하는 자리를 가졌다. 하지만, 통상 차량 설명과 사진촬영 이후에 임원진과 공식 질의응답을 가졌던 기아차의 기존 관행과 달리 이날 이 사장과 김창식 기아차 국내영업본부장 등은 사진 촬영 이후 곧바로 행사장을 빠져나갔다. 기아차 관계자는 “신차 출시가 아니라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기 때문에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기아차가 더 뉴 K7에 ‘신차급’ 변화를 가져왔다며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점을 감안할 때, 연비 논란 등 민감한 질의응답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엿보인다.

지난 15일에는 한국생산성학회, 한국자동차산업연구회가 개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선 현대ㆍ기아차 측의 불참으로 시상 자체가 취소되는 해프닝도 빚어졌다. 이날 열린 시상식에 연구경영 부문에 문길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이, 기업경영 부문에 현대ㆍ기아차가 선정돼 신종운 현대차 부회장이 현대ㆍ기아차를 대표해 참석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결국 신 부회장이나 현대ㆍ기아차 측 임원이 불참해 연구경영 부문만 시상이 진행됐다. 주최 측은 “갑자기 일정상 참석할 수 없다는 연락을 받았다. 현대ㆍ기아차 시상은 추후 전달해주기로 했다”고 전했다. 신 부회장 참석 소식을 접하고 모인 취재진들 역시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연비 논란에 따른 몸 사리기는 최근 현대차그룹이 단행한 수시인사 등과도 무관하지 않다. 연말 정기 인사를 앞두고 배인규 현대위아 사장이 사임하고 그 자리에 정명철 현대파워텍 부사장을 발령하는 등 현대차그룹은 연비 논란 직후 돌연 인사가 단행된 바 있다. 이를 두고 뒤숭숭한 내부 분위기를 수습하려는 ‘기강 잡기’ 차원의 인사란 분석도 나온다. 연말 정기 인사 시즌까지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현대ㆍ기아차 임원의 조용한 행보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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