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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입국 심사부터 숙식정보까지…하루1만원 무제한 데이터 서비스로 ‘여행 앱’ 날개달다
해외여행 때마다 빼놓지 않고 여행책을 샀던 박성기(32ㆍ회사원) 씨. 그는 지난 여름 색다른 도전을 시도했다. 이번 해외여행에는 여행책을 별도로 구매하지 않기로 마음먹은 것. 대신 김 씨는 스마트폰을 여행책 대용으로 사용했다. 북유럽 관련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고, 환율 계산 앱, 간단한 회화용 앱, 지도 앱 등을 모두 챙겼다.

해외여행지에서 데이터 사용이 안 되면 이 모든 앱이 무용지물. 김 씨는 하루당 1만원이면 사용할 수 있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을 신청했다. 김 씨는 “여행책을 살 때면 항상 기대보다 내용이 부실해서 현지에서 또다시 정보를 얻느라 고생했다”며 “앱을 활용하고 그래도 부족하면 인터넷으로 검색하면 되니 훨씬 여행이 편하고 쉬웠다. 고가의 여행책보다 비용도 덜 들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여행책과 이별하는 해외여행족이 늘고 있다. 여행용 앱과 무제한 데이터 로밍이 결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여행용 앱이 출시된 건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데이터 요금 폭탄’이 두려운 해외여행에선 사실상 ‘그림의 떡’이었다. 하지만 통신사가 1만원 내외만 지불하면 맘껏 데이터를 쓸 수 있는 로밍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여행용 앱이 ‘날개’를 달게 됐다. 무궁무진한 여행 정보가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온 셈이다. 


▶여행 준비부터 앱과 함께=여행책 안에는 여행 준비단계, 출입국 심사, 여행 국가의 특징, 숙식 정보, 지도 등이 주로 담겨 있다. 여행용 앱도 마찬가지다. 여행 준비단계부터 실제 여행기간에 활용할 수 있는 정보까지 다양하고 기발한 앱이 출시된 상태다.

항공권과 호텔 예약은 스카이스캐너나 호텔스닷컴 등 관련 앱을 활용하면 된다. 스카이스캐너는 저가항공까지 간단하게 항공권 구매 가능 여부와 가격까지 검색할 수 있는 앱이며, 호텔스닷컴은 이미 호텔 예약 사이트로 명성을 떨친 호텔스닷컴이 선보인 모바일용 앱이다.

출입국 절차나 응급상황을 대비한 앱도 있다. ‘쉬운 출입국’이란 앱은 전 세계 33개국 출입국 신고서나 세관신고서 등 관련 서류를 작성하는 방식을 설명한 앱이다. 한 번쯤 출입국 절차에서 당황했던 경험이 있을 터. 빈 항목마다 무엇을 적으면 되는지, 예를 들어 설명해주니 해외여행이 낯선 관광객이라면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외교통상부가 배포하는 ‘해외안전여행’ 앱도 쓸모 있는 정보가 많다. 국가별 여행 시 유의사항, 여행 제한국 등 여행경보제도, 신속 해외송금지원제도, 기내 반입금지 품목, 운전면허 상호인정 약정 체결국, 비자, 여권 정보, 영사 콜센터, 국가별 대사관 연락처 등 긴급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정보가 수록돼 있다. 카드사나 보험사, 항공사 전화번호 등도 있으니 각 위기 상황에 따라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환율 계산, 길 찾기도 척척’ 여행용 앱 못하는 게 없네=회화, 환율, 지도, 날씨 등 여행의 필수 정보도 모두 여행용 앱을 활용하면 된다. 간단한 회화를 제공해주는 앱은 가장 널리 활용되는 여행용 앱이다. 통역 앱 ‘지니톡’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4년에 걸쳐 개발한 한ㆍ영 자동 통역기술을 기반으로 만든 앱이다. 말을 하면 음성을 텍스트로 인식해 자동으로 번역하고, 이를 다시 음성으로 말해주는 앱이다. 한국어 27만개, 영어 6만5000개를 인식해 기본적인 의사소통을 제공한다.

‘bbb 통역’ 앱은 통역 봉사자가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으로 긴급상황 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총 18개국 언어의 통역 서비스를 24시간 무료로 제공한다. 원하는 언어를 선택하면 해당 언어의 자원봉사자와 연결되는 방식이다. 사고를 당해 현지 경찰과 의사소통을 해야 하는 등 긴급하게 통역 서비스가 필요할 때 유용하다. 


환율 앱도 유용하게 쓰인다. 최근 러시아로 여행을 떠났던 박모(32ㆍ여) 씨는 러시아 화폐 단위인 루블이 한화나 달러로 얼마인지 수시로 계산하기 힘들어 골치 아팠다. 그 대책으로 박 씨가 활용한 게 ‘커런시 컨버터’라는 환율 계산 앱. 전 세계 주요 통화가 모두 등록돼 있으며 루블과 유로, 달러, 한화 등을 정하고 숫자를 입력하면 바로 얼마인지 계산해주는 앱이다. 박 씨는 “해외에서 쇼핑을 하거나 밥을 먹을 때 한화로 얼마인지 계산하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환율 앱을 사용하면 간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고 전했다.

세계의 시각과 날씨 예보를 확인할 수 있는 앱도 있다. ‘월드 클락 포 멀티 타임존’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전 세계 지하철 지도 앱이나 구글맵 앱 등은 배낭여행객에겐 필수인 앱이다. 

갖가지 앱을 검색하는 게 귀찮다면 대안이 있다. 그냥 여행책을 앱으로 다운받으면 된다. 여행책의 대명사 론리플래닛은 앱으로도 여행책을 판매하고 있다. 가격도 종이책보다 훨씬 저렴하면서 여행 가방의공간을 차지할 필요도 없다. 투리월이란 앱도 해외여행 무료 가이드 전문 앱으로 여행 준비, 추천 루트, 관광명소 정보 등을 얻을 수 있다. 또 회원 간 정보도 공유할 수 있다.

▶무제한 데이터 로밍, 너가 있어 다행이다=여행용 앱을 고르는 게 귀찮다면 그래도 대안은 있다. 앱을 깔지 않고 그냥 인터넷으로 검색만 해도 된다. 수많은 블로그와 여행 정보가 이미 인터넷 바다에 널려 있다. 앱이나 인터넷을 이처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건 통신사가 선보이는 무제한 데이터 로밍 덕분이다.

통신사별로 하루당 9000~1만원을 지불하면 무제한으로 해외에서도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 통상 해외 데이터로밍 요금은 0.5KB당 3.5~4.5원으로 국내보다 100배 이상 비싸다. 무제한 데이터 로밍이 없었다면 요금 폭탄을 피할 수 없는 셈이다.

무제한 데이터 로밍은 통신사 고객센터나 공항 내 있는 로밍센터에서 가입하면 된다. 중국이나 일본, 유럽 대표 국가 등에선 모든 통신사가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전 세계 모든 국가에서 활용할 수 있는 건 아니고, 통신사별로 서비스 제공 국가가 다르기 때문에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

김상수 기자/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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