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트렌드세터는 북유럽 스타일
단순 디자인 · 친환경·실용성 겸비…이케아 가구 이어 유아용품 · 아웃도어까지 독특한 스타일로 인기몰이
복지 강국 북유럽은 디자인 강국이기도 하다. 세계적인 가구브랜드 이케아와 패스트 패션을 선도하는 H&M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북유럽에는 프랑스ㆍ이탈리아ㆍ영국처럼 세계적인 럭셔리 패션 브랜드나 스타 디자이너는 드물지만 실생활과 밀접한 생활용품, 가구, 의류 등을 중심으로 뛰어난 디자인과 기능의 제품이 많다. 이러한 북유럽 디자인이 한국의 라이프 스타일을 강타하고 있다.

▶가구에서 시작된 ‘북유럽 디자인’열풍=요즘 국내 가구업계가 들썩인다. 스웨덴의 세계적 가구 기업 이케아가 2014년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이케아에 대응하기 위해 대책위원회까지 꾸렸다고 한다. 실용적인 디자인과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하는 이케아의 위상을 단번에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이케아는 이미 온라인 구매대행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한국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 인지도도 매우 높다. 이케아의 성공 요인에 대해서는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누구나 디자인의 힘을 꼽는다. 흔히 디자인은 채우는 것보다 비우는 게 어렵다고 말한다. 최소한의 선과 면으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건 고난도 기술이기 때문이다. 

피엘라벤 (스웨덴)

이케아발 북유럽 디자인에 대한 국내 소비자의 관심은 오로라와 백야, 울창한 숲과 빙하 등 천혜의 자연이 만들어내는 ‘친환경적’이미지와 함께 북유럽식 라이프 스타일, 즉 생활문화 영역으로 확장됐다. 이케아뿐만 아니라 핀란드 생활용품 브랜드 마리메꼬 역시 디자인과 유행에 민감한 트렌드세터를 중심으로 인기몰이 중이다.

한스 안데르손 H&M코리아 지사장은 이에 대해 “북유럽의 자연환경이 디자이너에게 영감을 준다”며 “단순한 선과 깨끗한 디자인이 발달할 수 있는 심적인 여유를 제공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유아용품과 아웃도어 시장까지 점령=최근에는 아동복과 유아용품도 ‘북유럽 스타일’이 대세라고 한다. 청담동에서 아동용품점을 운영하는 한 업계 관계자는 “아동복도 어른옷처럼 유행이 있는데, 얼마전까지 미국과 프랑스 스타일 혹은 브랜드가 인기였다면 요즘엔 북유럽 스타일이 엄마들 사이에서 화제”라고 전했다. 단적인 예는 노르웨이 유아용품 브랜드 스토케. 최근 국내 직진출을 선언한 이 회사의 유모차는 100만~200만원대로 고가지만, 강남에선 ‘앞서가는 엄마’의 필수품이다.

토마스 스테빅 스토케 사장은 “제품과 디자인도 뛰어나지만, 복지선진국이라는 북유럽 자체의 이미지 자체가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헬리한센 (노르웨이)

국내 소비자가 북유럽 디자인과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가자 북유럽 아웃도어 브랜드도 속속 들어오고 있다. 최근 브랜드 리뉴얼 작업을 한 헬리 한센(노르웨이)과 스코노(노르웨이), 피엘라벤(스웨덴) 등이 있다. 아웃도어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웃도어 의류는 대부분 기능성인데, 눈이 많이 오는 극한 환경을 가진 북유럽에서 온 브랜드는 국내 시장 진입과 홍보가 더욱 쉬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세계 최고 ‘패스트 패션’브랜드의 앞선 디자인과 ‘의식있는’기업활동=유니클로ㆍ자라와 함께 세계 패스트 패션 시장을 선도하는 스웨덴 기업 H&M은 국내 성장 속도도 놀랍지만, 연예인과 디자이너 등 수많은 패셔니스타를 팬으로 거느린 SPA 브랜드라는 점에서도 차별화한다. 세계적인 디자이너와의 디자인 협업을 꾸준히 하며, 제품 수준과 함께 이미지도 함께 높였기 때문이다.

유기농 면 사용, 사회공헌 등 다른 패스트 패션 브랜드에서는 볼 수 없는 의식있는 활동, 그야말로 ‘선진국’기업다운 모범적인 모습을 보인다. 종종 친환경적이고 현명한 소비를 권장하는 ‘컨셔스 컬렉션(Conscious Collection)’을 출시해 의식을 고취시키기까지 한다. 이미 동물 가죽이나 퍼 소재를 쓰지 않는 영국 출신 친환경 디자이너 스텔라 매카트니와의 협업을 통해 반환경적이라고 비난받는 SPA 브랜드가 나아가야 할 바를 명확히 제시한 바 있다. 

스토케 (노르웨이)

H&M은 2010년 2월 국내에 첫 매장을 오픈하며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0월 말 부산 서면점을 개장하며, 현재 총 11개의 매장을 운영 중이다. 패션업계의 한 관계자는 “국내에선 유니클로ㆍ자라보다 매장 확대 속도가 느린 듯 보이지만, 인력편성과 매장 구성 등 북유럽 기업답게 그 기준과 조건이 매우 까다로운 걸로 유명하다”고 전한다.

▶북유럽 인기에 ‘이미지 차용’국내 브랜드도 늘어=북유럽 브랜드의 디자인과 기능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지면서, 새롭게 탄생하는 국내 브랜드도 이에 적잖이 영향을 받고 있다. 현지에서 만들어진 것은 아닐지라도 디자인 콘셉트나 모티브를 ‘북유럽 이미지’에서 차용하는 경우가 늘어난 것. 특히 이는 아웃도어 브랜드에서 유난히 눈에 띈다. 가두점을 중심으로 하는 국내 대표 패션기업 형지와 세정에서는 올해 각각 노스케이프, 피버그린이라는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했다. 

헤이 (덴마크)

노스케이프는 노르웨이 북부 마게뢰위아 섬을 굽어보는 웅장한 절벽을 의미하는 브랜드명처럼 디자인뿐만 아니라 스토리텔링에 있어서도 노르웨이를 모티브로 한다. 노르웨이 마을같은 이국적인 매장 인테리어로 업계 최초 ‘2012 굿디자인(Good Design)’에 선정되기도 했다.

피버그린은 호수와 숲의 나라 핀란드를 콘셉트로 한다. 대자연(그린ㆍGreen)을 즐기며 공존하는 핀란드 사람의 열정(피버ㆍFever)을 아웃도어 제품속에 녹아낸다는 의미다. 지난 9월 론칭한 이 브랜드는 현재 세정이 운영하는 270여개 인디안 매장에 ‘숍인숍(Shop in shop)’형태로 입점해 있다.

박동미 기자/pd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