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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때아닌 '독립운동’ 바람..찢겨지는 USA
[헤럴드경제=김영화 기자]미국이 때아닌 ‘독립운동’ 바람으로 시끄럽다. 지난 6일(현지시간) 치러진 대선의 후유증이란 게 미 언론들의 분석이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의 재선에 불만을 품은 보수진영의 유권자들이 현 정부에 반기를 든 셈이다. 오는 16일 미 의회와의 ‘재정절벽’ 협상 등을 앞두고 갈길이 바쁜 오바마 대통령으로서는 국론통합이라는 과제로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백악관 인터넷 민원사이트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는 13일 밤 7시 현재 39개주(州) 주민들이 미합중국(USA)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청원을 올렸다. 이른바 ‘텐서(Tenther)’로 불리는 이들은 수정헌법 10조에 규정된 주 정부의 우선 권한을 주장하며, “평화롭게 미합중국에서 탈퇴해 자체 정부를 설립하도록 해달라”고 독립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먼저 청원을 낸 것은 루이지애나주 주민 마이클 시델 씨로, 그는 대선 선거일 다음날인 7일 글을 올렸다.

별 내용없이 지난 1776년 독립선언서의 일부 내용을 올려놓은 이 청원에는 네티즌들의 지지 성명이 쇄도하면서 백악관의 공식 답변을 위한 최소 인원(30일 이내 2만5000명)을 훌쩍 넘겼다. 이어 텍사스주, 앨라배마주, 노스캐롤라이나주, 플로리다주, 켄터키주, 조지아주 등에서 앞다퉈 비슷한 내용의 청원이 올라왔다. 특히 보수 성향이 강한 텍사스주의 경우 무려 7만3000명이 서명했다. 텍사스주의 대표 청원자는 “연방정부가 재정지출 개혁을 하지 않아 미국의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텍사스주는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자랑하고 있어 미합중국에서 탈퇴한다고 해도 주민들의 자유, 권리를 보호하는 게 가능하다”라고 주장했다. 유타주, 오하이오주, 펜실베이니아주 등 일부 주에서는 여러 명이 같은 청원을 올리는 등 주별 경쟁 양상까지 빚어졌다. 독립 청원이 유행처럼 미 전역으로 빠르게 번지자 앨라배마주의 한 네티즌은 “미합중국 탈퇴를 주장하는 청원에 서명한 모든 이들을 국외 추방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대선 결과에 불만을 품은 보수진영의 네티즌들이 ‘분풀이’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한 네티즌은 “오하이오주의 한 카운티는 유권자 수가 9만8213명인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곳에서 10만6258표를 얻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뒤 재검표를 촉구했다.

김영화 기자/bettkyk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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