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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기업사회공헌(CSR) 현주소...전통적 영역에서 미래 영역으로 확장 중..
[헤럴드경제=박도제 기자]보스턴 컨설팅 그룹은 기업사회공헌(CSR)을 ‘전통적인 영역’과 ‘미래 기회로서의 영역’으로 나누고 있다. 전통적인 영역의 CSR은 기업의 의무로서 주어지는 것이나, 미래 CRS은 사회 변화를 도모하는 기업의 전략적 기회를 의미한다. 즉 자선활동, 자원봉사와 같이 지역사회를 지원하고, 각종 규제의 준수하는 것은 전통적인 영역의 CSR이며,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자원을 활용하고 사회적ㆍ환경적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은 미래 영역의 CSR이다.

이런 분류 기준에 우리나라 기업들을 적용해보면 어떨까. 일부 기업은 사회 기회로서 CSR을 실천해가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부분의 전통적인 영역에 머물고 있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는 기업은 절반에도 못미치는 상황이다. 

그렇다고 그 의미를 평가절하할 수는 없다. 최근 들어서 경제 민주화 바람 속에 기업들의 역할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지만, 이들의 사회적 역할은 무시하기 어렵다. 특히 각종 사회 안전망과 관련한 이들의 기여를 감안해볼 때 다시금 존재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한다.

▶매년 32조원씩 사회보험료 부담=어느 나라를 떠나 기업들의 사회적인 역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국민에게는 일자리를 제공하고 다양한 근로복지혜택을 주고 있으며, 각종 세금 납부로 국가 재정에 기여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이 사회 안전망을 유지하기 위해 간접적으로 부담하고 있는 것이 바로 4대 보험이다. 건강보험을 통해 국민 건강을 챙기고 있으며, 고용보험을 통해 실업자를 구제한다. 그리고 국민연금을 통해 노후 소득 보장에도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4대 보험을 통해 국내 기업들이 짊어지는 부담은 매년 30조원을 넘어선다.

지난해 기준으로 건강보험 직장가입자의 보험료 납입분은 26조1415억원에 이르렀다. 이 중 절반인 13조원은 사용자가 책임졌다. 지난해 국민연금 보험료 수입 26조9000억원 가운데 직장가입자 납입분은 23조8000억원에 이른다. 직장가입자 보험료의 절반은 사용자가 부담하는 까닭에 11조9000억원 정도를 부담했다. 여기에다 사용자가 전액 부담하는 산재보험료 4조9000억원, 사용자가 절반 부담하는 고용보험료 2조5000억원을 포함할 경우 매년 32조원이 넘는 보험료를 기업들이 부담하고 있는 셈이다.

기업들이 CSR활동으로 직접 부담하는 금액도 상당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발간하는 기업사회공헌 백서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의 사회공헌 활동 지출 자금은 2008년 2조1601억원, 2009년 2조6518억원, 2010년 2조8735억원으로 점차 증가하고 있다. 이는 매출액 대비 0.24%에 이르는 수치로 미국(0.11%)이나 일본(0.09%)보다도 높다.

▶각종 사각지대로 활동영역 확대=4대 보험에 대한 지원 이외에도 기업들이 정부 정책에 발맞춰 각종 사각지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

대표적인 것이 장애인 고용이다. 장애인 의무 고용 제도에 따라 50인 이상 고용 기업의 경우 전체 채용인원의 2.5%를 장애인으로 채용하고 있다. 이 비율을 지키지 못할 경우 그만큼 장애인 고용 부담금을 지불해야 한다. 이렇게 장애인 의무 고용제도에 따라 고용된 장애인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13만3000명에 이르고 있다. 이 중 민간기업(2만3452개)에 고용된 장애인은 10만3000명에 이른다.

정부의 요청에 따라 10대그룹은 저소득층 채용시 가산점을 주는 열린채용을 실시하기도 했다. 올해 하반기에는 LG, 롯데, 삼성, SK, 포스코가 신입사원 공채 시 기초수급자 및 소득이 최저생계비 120% 이하인 차상위계층(이하 ‘저소득층’)에 가산점을 부여하거나 별도 채용비율을 설정하는 방안을 도입했다. 또 LG, 롯데, 포스코는 서류전형에서 가산점을 주고 SK는 대졸 신입사원 공채 시 전 계열사에서 인성 및 적성검사시 가산점을 부여할 예정이다.

보육 부문에 대해서도 기업들의 기여도가 높아지고 있다. 5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직장 어린이집 설치 및 보육수당 지원, 어린이집 위탁 등을 하고 있는 곳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385개소에 이른다. 이 중 사내 보육시설을 설치한 곳은 213개이다. 기업이 근로자들의 보육 서비스를 지원하는 사례는 해외에서도 찾아보기 힘들 정도이다.

▶미래 CSR을 실천하는 기업=삼성그룹의 재능기부 캠페인인 ‘직업 멘토링’은 취업난을 겪고 있는 대학생들의 취업을 돕는다는 점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CSR로 꼽힌다. 삼성이 지난해부터 실시하고 있는 직업 멘토링은 전체 계열사 임직원들이 자신이 종사하는 직업의 노하우와 경험을 대학생과 공유하는 사업이다. 올해 멘토로 참여한 임직원도 28개 계열사, 13개 업종, 6개 직군으로 확대해 대학생들의 든든한 취업 도우미로 역할을 했다. 이 처럼 삼성이 직업 멘토링에 나선 까닭은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이 바로 취업이고 다양한 업종의 전문가들이 대학생들의 취업에 도움을 주는 것이야 말로 삼성이 꼭 해야 하는 사회공헌이라는 생각했기 때문이다. 삼성그룹 중에 삼성전자는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엔지니어링아카데미를 운영, 전자제품에 대한 이론과 실습을 가르치고 있다. 물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잡는 법을 가르켜 지역 사회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STX그룹의 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도 CSR 3.0의 사례 가운데 하나이다. 특히 국내 다문화 가정 자녀의 교육을 지원하기 위해 다문화어린이 도서관 ‘모두’를 지원하는 사업은 대표적으로 사회적 약자인 외국인 노동자들의 가정을 사회의 일원으로 끌어안는 역할을 하고 있다. 다문화어린이도서관은 지난 2008년 9월 국내 최초로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에 문을 열었으며, 이어 창원, 부산, 구미, 대구, 충주, 안산 지역에 차례로 개관, 다문화가정 지원 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들 이외에도 우리나라 기업들은 1사 1촌 운동, 사랑의 집짓기 집수리, 환경 캠페인 등에 참여하며 미래 CSR을 실천해 나가고 있다.

pdj24@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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