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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500페이지 공약집 안 만든다. 왜?
[헤럴드경제=최정호 기자] “우린 500페이지짜리 공약집 안 만들어요. 보기도 힘들고 돈만 많이 들고”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측은 공약집을 제작하지 않는 것으로 방향을 정했다. 한 손으로 들기도 힘든 400페이지, 500페이지 분량의 공약집을 같은 날, 같은 시간에 내놓고 단일화 협상에 들어간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차별화를 노린 시도다.

캠프 한 관계자는 13일 “지금도 매주 몇 개 씩 나오고 있는 분야별 공약들을 모아 책 하나로 만드는 작업은 없을 것”이라며 “홈페이지 등을 통해 개별 분야에 대한 공약을 발표, 공지하는 것으로 대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주요 쟁점 분야, 특히 각 분야별 공약 발표 과정 중 중복될 수 있는 부분에 대한 별도 요약집은 만든다는 방침이다. 이 관계자는 “각 분야별로 나오는 일자리 수, 예상 비용 등은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중복되는 숫자 등을 감안하지 않고 그대로 내보낼 경우 자칫 언론보도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에 별도 정리한 자료를 만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후보측은 빠르면 이번 주 말 각 분야 공약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자료를 공개할 방침이다.

이 같은 공약집 제작 관행 탈피에는 ‘선거비용 절약 솔선수범’이라는 정치적 계산, 그리고 ‘공약 남발에 따른 발목잡기 회피’라는 정치적 계산도 한 몫 했다. 보는 사람조차 햇갈릴 수 밖에 없는 수백 페이지의 책자를 수백권 만드는데 돈을 아낌으로써, ‘반값 선거’를 불쑥 들고나온 상대 후보를 머쓱하게 만들겠다는 의미다.

또 과거 대통령들이 후보 시절 공약에 발목잡혀 난감한 처지에 빠졌던 것도 이 같은 결정의 한 배경이다. 이 관계자는 “대선이라는 현 시점에서 만든 공약을 집권 5년동안 변함없이 이행해 간다는 건 불가능한 일”이라며 “공약의 큰 줄기는 지켜야 하지만 세부 사항에서 발목잡히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choijh@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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