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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성장對복지’ 전면전
與, 경제민주화 사실상 포기
보수 對 진보 대선구도 재편



〔헤럴드경제=한석희 기자〕‘짬뽕’을 넘어 ‘짬짜면’ 선거로까지 치닫던 18대 대선구도가 불과 37일을 앞두고 고전적인 성장우선이냐 분배우선이냐의 이분법적 구도로 급속 재편되고 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후보가 전매특허인 경제민주화를 사실상 상당부분 버리고 있고,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진보 가치연대를 중심으로 한 야권단일화로 맞서면서 ‘짬짜면’ 구도가 ‘양분법’ 구도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빨간색’과 ‘파란색’ 구분조차 불가능했던 이번 선거는 세대별 확실한 대립전선 속에 ‘보수 대 진보’의 정면대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박 후보는 지난달 말부터 연일 “경제민주화와 성장정책은 선후를 따질 수 없을 정도로, 또 따로 갈 수 없을 정도로 긴밀하게 선순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경제5단체장들과 만나선 공정경제를 단서로 달기는 했지만 “경제 정책은 정당한 기업의 활동은 오히려 최대한 보장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는 철폐해서 경제에 활력을 불어 넣어야 한다“고도 했다.

캠프와 당 내에서 줄곧 금기시되던 ‘경제위기’와 ‘성장’이라는 단어의 해금조치가 이뤄진 셈이다. 김광두 힘찬추진경제단장이 12일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박 후보의 고민은 국내외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땔감(성장)을 마련하면서 구들장(경제민주화)도 고치자, 즉 두 가지가 같이 가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캠프 한 핵심 관계자는 이와관련 “경제위기와 성장이라는 단어가 주는 뉘앙스는 양극화 해소 같이 빈자(貧子)를 정책의 우선순위에 놓아야 한다는 최근의 시대정신과는 동떨어져 금기어로 인식됐다”며 “아직까지 캠프내에서도 방향을 놓고 이견이 계속되고 있지만 금기어가 전면에 나오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야권과의 ‘도토리 키재기’ 경제민주화로 ‘좌 클릭’으로 치우친 것이 아니냐는 보수층의 우려를 잠재우고 범야권 대항마로 범보수를 결집시키기 위한 전략이 힘을 받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 후보의 전략 선회와 문 후보와 안 후보의 가치연대 중심의 야권단일화가 맞물려 이번 대선판은 ‘복지우선 vs 성장우선’이라는 고전적인 담론으로 바뀌고 있다. 이는 결국 ‘청년ㆍ중년층 vs 장년ㆍ노년층’의 뚜렷한 세대 대결로, 또 ‘진보 vs 보수’의 정면대결로 이어지고 있다. 박 후보가 이날 지방투어에 본격 나서는 반면, 문 후보와 안 후보가 나란히 고(故) 김근태 민주당 상임고문의 22일간 고문을 영화화한 ‘남영동 1985’ 시사회를 찾는 것은 이같은 세 대결의 축소판이 되고 있다. ‘45대 45의 싸움’이 현실화되고 있는 셈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팽팽한 세 싸움에서 승부는 결국 진보와 보수의 중간지대에 놓여 있는 중도층이 어디로 더 많이 쏠리느냐로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중도층 상당부분이 안 후보를 중심으로 엮여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 후보가 어떤 색깔의 정책으로 정통(?) 야권과 연합전선을 펴느냐가 중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안 후보가 어디에 무게중심을 두느냐도 중요하지만 안 후보의 지지층은 기성정치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는 공통점은 있지만 스펙트럼은 상당히 넓다는 점을 보면 박 후보가 이들을 얼마나 끌어 올 수 있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hanimom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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