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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연리뷰)뮤지컬 레미제라블…너는 듣고 있는가, 그들의 목소리를
‘너는 듣고 있는가, 분노한 민중의 노래. 다시는 노예처럼 살 수 없다 외치는 소리.’

사람의 목숨이 동전 한 닢 값으로 매겨지던 시기, 민중의 목소리는 혁명으로 커졌다.

‘레미제라블’엔 프랑스 혁명의 박애주의와 세 사람의 로맨스가 있었다. 그리고 1862년 빅토르 위고가 전한 150년 전의 감동은 뮤지컬로 한국에서 되살아났다.

웅장한 음악과 실감나는 무대, 앙상블을 포함한 배우들의 연기는 원작의 드라마틱한 전개와 이야기를 더욱 빛냈다.

지난 7일 경기도 용인 포은아트홀에서 있었던 프레스콜에서 김문정 음악감독은 “레미제라블인데 무슨 말이 더 필요하겠나”라며 작품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보여줄 만큼 큰 기대와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기다려온 작품이었고 오랜 기간 준비를 통해 멋진 작품으로 태어났다.


‘레미제라블’은 세상을 바꾼 프랑스 혁명은 혼란의 시기, 민중에 의한 공화정으로의 교체, 새시대를 만든 사람들의 이야기다. 그리고 그 속엔 장발장과 판틴, 코제트와 마리우스, 에포닌의 사랑이야기가 있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주인공, 장발장 역의 정성화는 대사전달이 모두 노래로 이어지는 성-쓰루(Sung-Through) 뮤지컬인 만큼 풍부한 성량으로 객석과 무대를 압도했고 묵직한 연기로 극을 주도해갔다. 젊은 나이의 장발장에서부터 노년의 죽음을 맞이한 장발장까지 폭넓은 연령대의 연기를 보여준 정성화는 작품의 중심이 되기에 충분했다.

뮤지컬 ‘맨오브라만차’에서 술집 여성 둘시네아를 연기한 조정은은 딸을 부양하기 위해 몸까지 팔아야 했던 가련한 여인 판틴으로 되살아났고 ‘맨오브라만차’에서 보여줬던 애처로운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누구보다 다른 존재감을 보인 배우는 에포닌 역의 박지연이었다. 마리우스를 짝사랑하는 비련의 여인 에포닌을 코제트의 음색과는 다른 목소리로 애절함을 더했다.


카메론 매킨토시의 까다로운 오디션을 통과한 아역 배우들의 귀여운 연기, 감초처럼 등장하는 떼나르디에와 떼나르디에 부인의 익살은 작품의 양념과도 같은 없어서는 안될 요소들이었다.

25주년을 맞아 한국 프로덕션에서 새롭게 만든 무대장치는 무대기술의 진화와 함께 ‘레미제라블’의 진화도 보여주는 증거다.

브로드웨이 프로덕션이 그전까지 원형 무대가 돌아가며 역동적인 무대를 만들었다면 이번 한국 공연에서 무대 디자이너 맷 킨리는 원형 무대를 과감히 없애고 배경엔 3D영상을 사용했다.

한 폭의 수채화들이 무대 뒤 흩뿌려진 듯한 느낌을 준 배경들과 빅토르 위고가 직접 그린 스케치들을 바탕으로 한 그림들이 삽입되어 원작에 충실함을 보여줬고 관객의 눈을 속이는 연출로 실감을 더했다.

1막 마지막의 ‘원 데이 모어(One Day More)’에서 원형무대를 통해 시민들이 전진하는 역동적인 무대를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을 전하는 사람도 있지만 영상이 주는 아름다움이 대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진한 조명에 아름다운 영상이 돋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는 점은 내내 아쉬움으로 남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장발장이 터널에서 마리우스를 옮기는 장면이나 자베르가 다리에서 뛰어내리며 자살하는 장면은 3D영상이 있었기에 더욱 생생하게 만들 수 있었다.

바리케이드 전투 장면은 어떤 뮤지컬 무대에서도 볼 수 없었던 스펙타클한 액션을 보여줬고 눈앞에서 보이는 번쩍이는 섬광들과 전방, 좌, 우 3면에서 들리는 총소리는 관객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18인조 오케스트라는 하프, 리코더 등 다양한 악기를 사용하며 마치 40인조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듯한 풍부한 음악을 선사했다. 또, 3주 간의 무대 리허설이 있었기에 초연이고 프리뷰 공연임에도 전반적인 극의 진행은 매끄럽게 이어졌다.

1985년 런던 바비칸 극장에서 초연한 이래 27년 동안 전세계 수천만명의 사람들에게 감동을 전한 ‘레미제라블’은 한국에서도 그 감동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은 25일 용인 포은아트홀 공연을 마치고 대구, 부산을 거쳐 내년 4월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공연된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

[자료제공=㈜레미제라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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