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브라질만을 위한 자동차로 인기몰이
경쟁업체 견제·불경기·소형차 부재브라질 3不 악조건 HB20으로 돌파
‘올해의 차’호재 내년 20만대 판매목표
수입차 1위 i30 신모델도 내년초 출시
[상파울루(브라질)=김대연 기자]현대자동차가 브라질 현지 공장에서 생산한 맞춤형 소형차 ‘HB20’으로 위기 극복 및 또 한번의 도약에 나섰다. 현대차는 올해 브라질 자동차 시장에서 9년 만에 처음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선발 글로벌 경쟁업체들의 거센 견제, 불경기ㆍ불리한 세제ㆍ소형차 부재 등 이른 바 ‘3불(不)’의 악조건을 뚫고 HB20이 성공기를 쓸 수 있을지가 관심사다.
▶2013년 HB20 3형제 15만대, 총 20만대 이상 목표= 8일(현지 시각) 현대차 및 브라질 법인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브라질에서 출시한 소형차 HB20의 주문량이 5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올해 현대차 브라질 공장에서 생산 가능한 2만6000대의 두배 가까운 물량이다. 전날 에는 도요타 에티오스, 시트로엥 C3 등 쟁쟁한 경쟁차를 제치고 ‘2013 브라질 올해의 차’를 거머쥐기도 했다.
또한 내년에는 HB20(해치백)의 SUV 모델 ‘HB20X’와 ‘HB 세단형 모델(차명 미정)’을 합쳐 15만 대를 판매, 지난해 기준 8~9만 대 수준의 전체 현지 판매를 20만대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40여 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쳐 완성된 ‘HB20’은 개발 초기 부터 철저하게 브라질 시장 공략을 목표로 기획, 개발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브라질 고객을 위해, 브라질에서 만들어, 브라질에서 파는 차”라고 강조했다.
우선 시장 상황에 맞춰 바이오 연료와 가솔린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플렉스 퓨얼 시스템’을 적용한 1.0 리터 카파 엔진과 1.6리터 감마 엔진을 탑재했다. 비포장 도로가 많고 폭우로 포장 상태가 좋지 않은 점을 감안, 최저지상고(땅에서 부터 차체의 높이)가 유럽, 미국 기준에 비해 약 18%, 국내 기준에 비해선 약 10% 가량 높다. 특히 HB20은 경쟁차인 폴크스바겐 ‘뉴 골’에 비해 전장, 전폭, 전고를 각각 1㎜, 24㎜, 19㎜ 크게, 휠베이스(앞뒤 차축간 거리)를 35㎜나 길게 만들었다.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바탕으로 가격도 3만1995헤알(약 1727만원) 부터 시작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동급 경쟁차 최저트림 가격 2만8000헤알(1512만원)~2만9990헤알(약 1620만원) 보다 높게 설정했다”고 말했다.
▶글로벌 車 각축장, 현대차 “올해의 차 HB20으로, 정면승부”= 브라질은 지난 2010년 332만대의 자동차가 팔려 독일을 제치고 세계 4위 시장으로 올라섰다. 주로 소형차급인 B세그먼트가 전체 판매차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또한 혼합연료차량이 신차 판매의 90% 가량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독특한 시장이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부터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자동차 시장도 크게 위축됐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도입된 공업세 30%포인트 인상 등으로 차량 가격이 25% 넘게 치솟으면서 수입차 시장을 중심으로 판매 부진이 심화됐다. 이에 브라질 정부가 지난 5월 27억 헤알 규모의 자동차 산업 부양 정책을 발표했으나 ‘반짝 회복’에 그치며 지난 9월에는 판매가 다시 전년 동월 대비 5.5% 뒷걸음질쳤다.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GM(연산 105만대), 폴크스바겐(91만대), 피아트(80만대), 포드(45만대), 르노닛산(24만대), 도요타(18만대) 등이 공장 증설과 함께 신차 출시를 통해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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