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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산 기본훈련기 KT-1 20대 페루 수출.. 경제적 효과는?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대당 약 110억원에 달하는 국산 기본훈련기 20대가 페루에 수출된다.

코트라와 방위사업청은 2억달러(약 2200억원) 규모의 페루 공군 훈련기 교체사업을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수주, KT-1 20대를 정부간 거래방식으로 공급하게 됐다고 7일 밝혔다.

KT-1은 국방과학연구소(ADD)와 KAI가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독자모델 항공기다. 2000년부터 우리 공군에서 100여대를 기본훈련기와 무장을 탑재한 경공격기로 운용 중이다. 길이 10.26m, 폭 10.59m, 높이 3.68m이며 최대 속도는 시속 574㎞다.

KT-1 수출은 2001년 인도네시아와 2007년 터키에 이어 세 번째다. 이번 계약으로 국산 KT-1이 동남아, 유럽에 이어 중남미 하늘을 날게 됐다. 인도네시아에는 2001년과 2005년, 2008년 3차례에 걸쳐 17대의 KT-1을 수출했고 터키에는 2007년 40대를 판매했다.

현지시간 6일 오전 10시 페루에서 열린 계약식에는 한국측을 대표해 오영호 KOTRA 사장과 노대래 방위사업청장, 김홍경 KAI 사장 등이, 페루측 인사로는 오얀타 우말라대통령, 뻬드로 까뜨리아노 국방장관 등이 참석했다.
 
지난 2009년 10월 KAI 경남 사천 본사에서 가진 터키 수출형 KT-1T 1호기 출고식 장면                    [사진제공=KAI]

노대래 방사청장은 “이번 페루 수출을 통해 동남아와 유럽에 이은 거대 남미시장의 수출 교두보를 확보했다”며 “향후 한국 방산업체의 남미시장 진출 확대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는 초음속 고등훈련기인 T-50 수출을 위해서도 이라크, 칠레, 필리핀,미국 등과 접촉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KT-1의 파생형으로 KA-1, KT-1C(KT-1의 수출형)를 생산하고 있다. 우리 공군은 KT-1 85대, KA-1 20대를 현재 운용 중이다.

KT-1은 2000년 8월 양산 1호기 납품을 시작으로 공군 조종사의 비행훈련을 위한 기본훈련기로 사용되고 있다. 100% 컴퓨터로 설계된다. 지난 2006년 공군에 납품된 KA-1은 전술통제 임무에 투입되고 있다. 날개 밑에 로켓과 기관총을 장착했다.

KT-1C는 최신 전투기에 적용되는 조종시스템 도입으로 제5세대 전투기 조종사 교육에 대비한 수출형 훈련기이다. 외부 장착물 없이 무장훈련이 가능한 가상 무장훈련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시장 40% 점유중인 브라질 엠브레어사와 경합..기술이전 전략 주효=우리나라의 KAI는 계약체결 직전까지 브라질의 엠브레어사와 치열한 경합을 벌였다. 엠브레어사는 850대로 추산되는 남미지역 훈련기 시장에서 350여대를 판매, 40% 이상 시점을 점유하고 있다. 엠브레어사의 훈련기 Emb-314는 우리 KT-1과 유사한 기종이지만, KT-1이 가격과 운영효율, 연비 등의 측면에서 우세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박노선 KAI 부사장은 “KT-1은 낮은 속도에서 선회 특성과 이착륙시 항공기 조작이 매우 안정되고 쉽다”면서 “조종 불능 상태인 스핀(spin) 기동에서의 회복 능력이 동급 기본훈련기 중 최고를 자랑한다”고 설명했다.

KT-1의 강력한 경쟁기종은 Emb-314, 스위스의 PC-21M과 PC-9M, 미국 T-6A 등이다.

스위스의 PC-9M은 중립국인 스위스의 국가 특성상 무장장착 기능을 개발하지 않아 페루 공군 평가 비행에서 무장테스트를 받지 못해 감점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KAI의 수주 성공에는 우리 측의 공동생산과 기술이전 제안이 주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와 KAI는 페루 정부가 주안점을 두고 있는 고용창출 정책에 착안, 페루 업체와의 KT-1 공동 생산 및 마케팅, 항공기술 교육 등을 제안했다. 이에 따라 총 20대 중 4대는 KAI가 직접 생산해 납품하고 16대는 페루 현지에서 생산된다.

또 KT-1 시뮬레이터 제작을 지원하고 무인항공기(UAV) 기술을 전수하는 한편 공동 생산에 대비해 페루 공군정비창 생산시설 개량을 지원키로 했다.

▶국산 항공기 새 시장 열어..향후 20년간 550대 추가수출 기대=정부와 KAI가 이렇게 공을 들인 이유는 국산 항공기 수출시장 확대를 위해서는 남미시장 공략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국방부의 A-37(경공격기) 잉여물자 제공과 방사청이 체결한 양국간 포괄적 방산ㆍ군수협력 양해각서(MOU) 등도 페루 측의 구매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공군은 KT-1이 경쟁기종에 비해 유지비가 30% 저렴한 점, 대테러 및 반군진압 등 페루에 적합한 최적의 성능을 보유중이라는 점 등을 부각시켰다.

KT-1과 유사한 기종의 브라질 엠브레어사의 Emb-314 훈련기가 독점하는 중남미 시장을 이번에 뚫은 것은 이 지역의 다른 나라 수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KAI 측은 2030년까지 KT-1 550대를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자체 분석하고 있다.

이런 목표가 달성된다면 KT-1의 전 세계 시장점유율은 20%가 넘게 된다.

KT-1급 훈련기는 현재 100여 개국에서 6300여 대를 운용하고 있으나 2030년까지 2460대가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가운데 남미지역에서만 200여 대가 추가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KAI는 페루를 남미지역의 전초기지로 활용, 공동마케팅을 추진해 남미지역 시장점유율을 높여간다는 전략이다.

공동마케팅은 KAI와 페루 국방부 산하 국영기업인 SEMAN사가 맡게 된다. KAI측은 SEMAN사와 공동으로 KT-1을 비롯한 T-50 고등훈련기, ‘수리온’ 기동헬기 등도 남미지역에 수출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번 수출을 계기로 남미지역 추가 수출은 물론 페루와 항공기 수요가 비슷한 필리핀, 콜롬비아 등 잠재 수요국 대상 수출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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