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여파 구조조정 관련 직종은 호황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개인노무사 박모(42) 씨는 요즘 증가하는 구조조정관련 상담으로 정신이 없을 정도다. 정리해고 대상이 된 근로자들이 구제신청 절차를 묻는것은 물론, 대상자는 아니지만 불안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상담을 신청하기 때문이다. 박 씨는 “몇 년 전부터 꾸준히 구조조정관련 문의들이 증가하긴 했지만 요즘은 예년에 비해 20~30%정도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노동분쟁 전문변호사 김모(39)씨도 바쁘기는 마찬가지다. 정리해고에 관한 일반근로자들의 문의는 물론,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일반기업에서도 김 씨에게 자문을 구하거나 용역업무를 의뢰하는 경우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최근 포스코가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현대중공업, 삼성르노자동차 등 주요기업들도 불황을 이유로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한 상황이다.
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기업들이 노무사, 변호사등 전문인력으로 구조조정 전담팀을 꾸리거나 아예 외부 노무컨설팅회사에 용역을 주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또 구조조정대상이 되는 노동자들이 노무사에게 소송이나 분쟁조정 문의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에 따르면 2010년 중노위와 지방노동위에 접수된 부당해고나 부당노동행위 등에 대한 구제 신청 건수는 2324건으로 2009년(1429건)에 비해 62.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무사 김병호(44) 씨는 “과거에는 기업들의 일방적 구조조정 계획에 의해 근로자들이 일방적으로 내몰리는 경우가많았지만 최근에는 노무사 등을 통한 분쟁조정이나 노동위원회 구제신청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이처럼 노무사의 수요가 증가하자 공인노무사 시험도 인기다. 1987년 처음 도입된 노무사 시험의 제1차 응시자는 2006년 최초로 3000명을 돌파했고, 작년과 올해 모두 3300여명 정도가 노무사 시험에 응시하고 있는 상황이다.
A 공인노무사 학원 관계자는 “최근의 구조조정 여파는 물론, 기업과 개인의 노동관련 분쟁조정, 노무관리 업무 등 노무사의 역할이 늘어나고 있어 시험준비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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