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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14개 대회밖에 안열린 KPGA…선수들은 답답하다
한국남자프로골프투어는 지난주 일동레이크GC에서 열린 윈저클래식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마무리지었다. 총 14개 대회가 열렸고, 풀시드 선수가 모두 나갈 수 있는 대회는 채 10개가 되지 않았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 선수는 줄어드는 대회 감각을 느끼며 마지막 대회까지 고군분투해야 헀다.

한국 최초로 PGA 우승을 이끌어낸 최경주(42ㆍSK텔레콤)와 아시아 최초로 PGA 메이저대회를 우승한 양용은(40ㆍKB금융)을 배출해낸 한국남자프로골프는 현재 위기를 맞고 있다. 여자프로골프와 비교했을 때 인기는 점점 줄어들고, 대중의 관심에서도 많이 멀어지고 있다. 골프팬뿐만 아니라 미디어 역시 등을 돌리고 있는 판이다.

가장 피해를 보는건 선수다. 어려서 골프를 시작해 한국 최고, 또는 세계 최고가 되는 꿈을 꾼 선수가 대회가 없어 발을 구르며 자신의 꿈을 눈물과 함께 삼키고 있다. 해외와 비교했을 때 열악하기 짝이 없는 환경 속에서도 꾸준히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았던 선수가 자신이 뛸 대회가 없어 더이상 연습에 대한 동기 부여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윈저클래식에서는 무명 백주엽(25)이 우승을 차지했다. 루키임에도 불구하고 마지막날 차분한 경기운영으로 한 타 차 우승을 결정지었다. 우승 퍼팅을 성공시키고 기쁨과 한이 섞인 소리를 마구 지르던 모습에 가슴이 찡했다. 저렇게 우승을 원하고 기뻐하는 선수가 많은데, 더 성장할 수 있고 더 많은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가 기다리고 있는데 그 선수가 뛸 대회가 충분히 열리지 않는 한국남자프로골프의 현실이 너무도 갑갑하다.

골프의 인기가 젊은층까지 확대되며 관심을 끄는 것과는 달리 한국남자골프는 비인기 종목이 되어가고 있다. 그 와중에도 묵묵히 자리를 지키며 남자프로골프를 후원하고 있는 대회 스폰서에 정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계속 그 자리를 지켜주기를 바란다. 더 많은 기업이 남자프로골프대회를 후원해주기 바란다. 선수가 꿈을 잃지 않고 더 나아갈 수 있도록 말이다. 제2의 최경주와 제3의 양용은은 충분히 대회를 출전할 때 가능하다.

지금 상황에서는 모두가 책임감을 가지고 앞으로 나가야 한다. 너무도 많은 문제가 남자프로골프계에 도사리고 있다. 스타는 없고, 상위권 선수는 아직도 사인을 해주는 데 인색하다. 어떻게 해서든 팬을 끌어들여야 할 판에 그러한 모습을 목격하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다들 자기중심적으로 눈앞의 편리와 이익만 생각한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자신을 희생하지 않으면 절대로 이러한 상황에서 벗어날 수 없다. 대중과 미디어는 냉정하게 움직인다. 마음을 얻기는 어렵지만, 떠나는 것은 쉽다.

한국남자프로골프가 가진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은 잘 갖춰진 대회 인프라와 팬들의 관심이라는 기본적인 토대 위에서만 성장할 수 있다. 올해의 아픔이 내년에 더 큰 성장을 향한 원동력이 되기를 희망한다. 한국남자골프를 응원하는 한 사람으로서의 간절한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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