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이 지난 2007년 출시된 뒤 처음으로 후속 제품을 재구매하겠다는 아이폰 사용자가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31일 시장조사 전문기관 SA(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의 ‘무선기기 연구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서유럽 아이폰 사용자 88%가 다음 모델을 사겠다고 답했지만 올해는 75%만이 재구매 의사를 밝혀 13%포인트의 아이폰 사용자가 떨어져 나갈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아이폰 사용자 또한 지난해 93%에서 올해 88%로 줄어들었다.

이처럼 높은 충성도를 보였던 유럽과 미국의 아이폰 사용자들마저 아이폰에 대한 반감을 드러내자 SA는 “애플이 혁신의 강력함을 잃어가는 것이 아니냐(Is Apple Losing its Innovation Edge?)”고 분석했다. 폴 브라운 SA 사용자경험 총괄은 “애플이 새로운 소비자를 끌어들이기보다는 기존 사용자를 유지하면서 자사의 성공을 지켜나갈 것으로 보이지만, 최근 혁신의 감소를 지적하는 부정적인 여론이 잇따르면서 충성도 높은 사용자 사이에서 차세대 아이폰을 사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타린 툴레이 SA 무선기기연구소 애널리스트는 “명확히 다음 아이폰을 사지 않겠다고 답한 사용자 비율은 낮았다”며 “하지만 아이폰을 계속 사용할지에 대해 불확실한 사용자가 많아졌다는 것만으로도 애플이 충분히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애플은 기업 이미지에서도 선호도가 떨어졌다. 여론조사업체 ‘유고브(YouGov)’가 얼리어댑터와 18~34세 연령층 5000명을 대상으로 애플과 삼성전자 이미지를 수차례 조사한 결과, 지난 8월 배심원 평결 이후 삼성전자 이미지가 애플을 앞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얼리어댑터들은 35점을 기준으로 삼성이 애플을 약간 앞선 것으로 평가했고, 18~34세 조사 대상자들은 삼성에 45점이 넘는 점수를 준 반면 애플에는 25점에 못 미치는 평가를 내렸다. 

<정태일 기자>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