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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경제 ‘불황의 그늘’ > 투자 뒷걸음·정부 정책의지 실종… ‘성장엔진’ 이 식어간다
9월 산업활동 동향 들여다 보니…
9월 자동차생산 12.9%증가
광공업생산 ‘+’는 일시적 현상

정부 재정투입도 어려워
성장엔진 가열 걸림돌 작용
가계부채도 시한폭탄
경제 ‘L자형’ 저성장 우려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9월 산업활동지표가 소폭 반등했지만, 자동차 업체의 파업이 끝난 데 따른 것이지 한국 경제가 바닥을 다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에선 분배논의만 활발하다. 투자에 이은 생산 그리고 소비, 재투자라는 공식을 모를 리 없을 터. 더 많이 가져가려면 파이를 키워야 하는데도 말이다.

한국 경제는 9월에도 답답했다. 그나마 파업을 끝낸 현대ㆍ기아차가 전월 대비 3개월 연속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했던 광공업 생산을 플러스로 돌려놨다.

현대ㆍ기아차가 우리나라 제조업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높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8월 완성차업체의 총 생산대수는 23만7077대였다. 이 중 현대차와 기아차가 7만88843대, 8만7762대를 각각 차지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31일 서울 남대문로 한은 본관에서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에서 선진국의 양적 완화를 탓하기보다 국제적인 정책 공조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파업이 끝난 9월 완성차업체의 생산대수는 34만3198대로 늘었는데, 현대차가 14만8724대, 기아차가 11만1223대를 생산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8월 자동차 생산의 기여도가 -1.85%포인트였는데, 만약 7월과 같은 생산수준이었다면 떨어진 기여도만큼 광공업 생산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9월에는 파업 종료의 효과가 나타났다. 자동차 생산이 전월보다 12.9% 증가한 가운데 기여도는 1.14%포인트로 나타났다.

또 9월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6.2% 증가했다. 그러나 전년 동월보다는 8.2% 낮은 수준이었다.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1.5% 증가했고, 생산자 제품출하는 자동차(10.0%)와 석유정제(15.8%) 등이 증가한 덕분에 전월보다 3.6% 늘었다.

겉으론 볼 때 투자와 생산, 소비가 선순환하는 구조다. 그러나 정부는 현대ㆍ기아차가 원래대로 돌아왔을 뿐 개선됐다고 보기에는 어렵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내리막에서 어렵게 돌아섰다. 긍정적인 신호”라면서도 “그래도 0%대의 광공업 생산 증가율로 볼 때 아직 바닥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하강은 막았지만 여전히 지지부진하다는 의미다.

정부는 일본과 같은 장기불황을 염려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내년에도 실제성장률과 잠재성장률의 차이를 보여주는 GDP갭률이 여전히 마이너스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2.5%)보다 더 커진 -2.8%로 전망하고 있다. 불황국면이 심해진다는 의미다. 정권 말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란 점도 성장엔진을 다시 가동하는 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재정을 투입하기 어려운 데다 대선과 맞물리면서 정책 의지는 저하되고 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거시경제실장은 “성장동력이 부족하다. 가계부채는 소비불안 요인이다. 이 상황이 이어진다면 L자형 불황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했고, 신창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잠재성장률이 하락 추세에 있다. 중장기적으로 위기와 함께 살아가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동석 기자>
/dscho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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