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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럴드 포럼 - 유장희> 동반성장의 길을 찾다
시장경제선 기업간 갈등 불가피
적합업종제도 中企 보호 긍정적
대기업 이슈해결 노력 지속돼야
동반성장은 경제 선순환 지름길


동반성장의 동반(同伴)이란 ‘함께 길을 간다’는 것이다. 즉 동반성장은 ‘함께 길을 걸으며,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다.

시장경제를 원론적 수준에서 본다면 경쟁을 통한 이윤 극대화가 기업의 목적이라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때문에 기업 간에는 늘 갈등이 있게 마련이다.

기업 간의 갈등은 시장의 불균형, 거래의 불공정, 제도의 불합리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시장의 불균형은 중소기업에 알맞은 적합업종에 대한 대기업의 무차별적 진입에 의해 발생한다.

거래의 불공정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하청관계에서 주로 일어난다.

다음으로 제도의 불합리는 항상 변화하는 시장여건에 법과 제도가 따라가지 못하는 데서 비롯된다.

2년 전 9월 29일 동반성장 대책이 마련된 이후, 지난 2년간 동반성장위원회는 대ㆍ중소기업 간의 갈등을 조정하는 구심점으로 여러 가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애써왔으며, 국민적 성원과 지지를 바탕으로 ‘동반성장 문화의 조성’이라는 의미 있는 성과를 얻어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시장 불균형 해소를 위한 정책으로 적합업종제도를 통해 중소기업의 범위를 지켜주었다. 지금까지 제조업 분야의 82개가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되었고, 서비스 분야의 적합업종 선정은 현재 진행 중인데 대기업들의 호응이 무척 긍정적이다.

거래의 불공정을 방지하기 위한 정책으로 대기업의 동반성장 의지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동반성장지수를 발표함으로써 그 효과를 얻고 있다.

제도의 불합리 개선을 위해 위원회는 소모성자재(MRO) 이행 실태 점검, 일감 몰아주기 방지, 기술 탈취 유출 및 전문 인력 유출대책 등 비윤리적 행위를 막기 위한 가이드라인을 설정하고 각종 사회적 이슈에 대한 합의를 할 수 있도록 해법을 제시해왔다.

다행히 대기업은 동반성장과 관련한 사회적 이슈 해결에 적극적인 노력과 자세 변화를 보여주었고, 세계경제의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에도 적극성을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서의 현금결제 비중이 정책 추진 이전에 비해 높아지고, 시장 불균형, 불공정거래 행위가 개선되는 등 다양한 부문에서 사실상 실익을 얻고 있다.

이처럼 대ㆍ중소기업의 적극적인 노력으로 동반성장의 여건이 개선, 발전한 것은 지난 2년간 동반성장위원회가 거둔 값진 결실 중의 하나이다.

스페인의 순례길인 ‘산티아고 가는 길’을 가본 적이 있다. 각자는 스스로가 순례자라고 생각하고 걷는 데 놀랍게도 많은 이들이 함께 걷고 있음을 본다. 특히 이 길을 걷다보면 ‘팍타 순트 세르반다(Pacta sunt servandaㆍ약속은 지켜져야 한다)’라는 로마의 격언이 눈에 띈다. 현대 민법의 기본 원칙이기도 한 이 말은 바로 ‘신의와 성실’을 일컫는 것이다.

모든 인간에게는 신의와 성실의 품성이 존재한다. 다만 그것이 발현될 여건이 마땅치 않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기업 간의 동반관계도 마찬가지이다.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그동안 쌓인 갈등 해결의 해법을 신의와 성실’에서 찾아야 할 것이며 그 구체적 방안이 바로 함께하는 동반성장의 길이다.

요즘 스마트 파워(smart power)라는 용어가 유행이다. 원래 미국의 외교ㆍ안보 전문가들이 만들어낸 용어인데 간단히 정의하자면, 주변을 배려하며 동행할 사람(또는 국가)을 찾아 같이 가는 사람들이 진정한 현자(賢者)요 승자(勝者)라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우리 경제의 생태계를 선순환시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시키는 동반성장의 길 역시 ‘더불어 함께하는 길’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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