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월가, 사실상 이틀간 `올스톱', 피해액 수십억달러..미 경제에 설상가상 위기?

[헤럴드 경제=김영화 기자]초강력 허리케인 ‘샌디’로 인해 미국 금융 심장부 월가가 사실상 마비되고, 총 피해액이 수십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 불황으로 고전하는 미 경제가 설상가상의 위기를 맞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 뉴욕증권거래소(NYSE)와 나스닥은 29일(이하 현지시간)에 이어 30일에도 모든 거래를 중단키로 결정했다. 증권거래소가 자연재해로 거래를 중단한 것은 지난 1985년 허리케인 글로리아 이후 27년만에 처음이다. 더욱이 자연재해로 인해 이틀간 거래가 중단되는 것은 1888년 이후 125년만이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뉴욕 영업장도 29일 폐쇄됐다. 그러나 전자 거래는 이날 계속됐으며 30일에도 이어진다고 CME 측이 밝혔다. 채권시장은 30일에도 계속 휴장한다. 전미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SIFMA)는 29일 채권 거래 시간을 단축했다. 이날 10년 만기 미 국채 수익률은 1.72%로, 지난주 금요일 폐장 때의 1.75%에 비해 하락했다. 그만큼 국채 시세가 뛴 것이다.

AP통신은 샌디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크게는 100억 달러의 보험사 부담을 포함해 최대 20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점을 상기시켰다. 지난해 미국을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린으로 인한 피해는 158억 달러로 집계됐다.

씨티그룹의 올리버 첸 분석가는 샌디로 인해 미국 소매 업장의 11월 매출이 최대 3% 줄어드는 효과가 날지 모른다고 내다봤다. 웰스파고의 마크 비트너 시니어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에 미국의 4분기 성장이 0.1~0.2%포인트 깎이는 충격이 가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항공업계는 허리케인으로 국내외선이 1만 편 이상 취소되는 등 다른 산업에 비해 피해가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분석됐다.

보험업계도 울상이다. 로버트 벤모시 AIG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시카고에서 열린 한 컨퍼런스에서 “손해보험액 지급 비용이 허리케인 ‘아이린’ 때와 비슷하고 동일본 대지진 때보다는 적을 것”이라고 말했다. AIG는 지난해 8월 아이린이 미 북동부를 덮쳤을 때 손해보상금으로 지난해 3분기에만 5억7400만 달러(약 6296억원)가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 애널리스틱스의 마크 잔디 수석 경제분석가는 29일 AP통신에 “샌디로 인해 미 동부가 며칠간 충격받겠지만, 지역 특성상 인프라가 심각하게 손상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따라서 “미국 경제 전반에 가해지는 손실이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존스 홉킨스대의 크리스토퍼 캐럴 경제학 교수는 뉴욕타임스(NYT)에 허리케인 카트리나 때를 상기시키면서 “피해 복구가 이뤄지면서 오히려 이전보다 부가 가치가 더 늘어나는 것이 상례”라고 말했다.

bettykim@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