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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ㆍ달러 환율 연말 1080원, 내년 1050원까지 간다
외환당국 “미 대선까지 관망” , 수출기업 “발등에 떨어진 불”

[헤럴드경제=양춘병ㆍ최진성 기자]원ㆍ달러 환율이 13개월만에 1100원을 하향 돌파한 가운데, 외환 전문가들은 환율 하락 기조가 추세화하면서 연내 1080원, 내년에는 1050원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동안 환율 하락을 이끌어 온 3대 요인(▷선진국 유동성 확대 ▷유로존 위기 진정 ▷한국경제의 양호한 기초체력)에 큰 변화가 없는 데다 하락 추세를 돌려세울만한 대내외변수가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외환당국도 수출기업의 마지노선 환율(1080원. 대한상의)에 아직 여유가 있고, 변동폭이 크지 않다는 점, 물가 안정 효과 등을 감안해 시장 상황을 당분간 지켜본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글로벌 유동성에 영향을 미칠 미국 대선 결과와 중국 위안화 등이 내년이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며 수출 기업을 중심으로 비상전략 수립 등 대비책이 필요한 시기라고 지적했다.

연말 1080, 내년 1050원 지지선= 장보형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유로존 위기가 진정되면서) 전반적으로 위험 회피 심리가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국이 시장 개입을 자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환율은 당분간 기술적으로 1090원을 1차 지지선, 1080원을 2차 지지선으로 박스권 움직임을 보일 것” 이라고 말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올 연말과 내년까지 하락 기조가 이어질 수는 있지만 최근의 하락요인들이 상수화될 경우 급격한 하락은 이뤄지지 않을 것” 이라며 “수출기업들의 순익분기점에 가까운 1050원선 정도가 저점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 외환당국 당분간 관망= 정부는 올해 예산안을 짜면서 환율을 1070원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최근의 원화 강세가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게 기본 입장이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최근 외환규제 강화 여부와 관련,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검토하는 차원이지 당장 개봉박두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환율 변동폭이 지금보다 커지거나,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라질 경우에 한해 규제(선물환 포지션 제한,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강화) 카드를 꺼내겠다는 의미다.

특히 미 대선 이후 나오는 재무부의 반기 환율보고서도 외환당국의 고려대상이 됐다. 주요 교역 상대국의 환율 조작 여부를 평가해 의회에 제출하는 이 보고서를 본 뒤, 외환당국이 입장을 재정립해도 늦지 않다는 판단이다.

▶ 수출기업 비상체제 돌입= 외환당국과 시장의 관망세와는 달리 환율에 민감한 수출 기업들은 환율 추가 하락에 대비한 비상체제에 돌입했다. 실제로 대한상의가 최근 수출기업 160곳을 대상으로 피해현황을 조사한 결과,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수출기업의 절반이상이 이미 피해를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 중소수출업체 관계자는 “중소기업들은 환리스크 관리가 여전히 쉽지 않다” 면서 “최근 한 달새 2~3%가까이 환율이 하락하면서 당장 가격경쟁력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나마 사정이 낫다는 대기업들도 환율 하락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 되고 있다.

26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는 최근 환율 하락에 따른 손실액이 5700억원 가량인 것으로 추정했다.

수출 비중이 80%에 육박하는 현대ㆍ기아차도 환율 변동 시나리오 긴급 재점검하면서 24시간 외환 모니터링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배민근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환율 하락으로 경영여건이나 가격변수가 수출기업에 비우호적으로 바뀌게 될 것” 이라며“사업계획을 수정하는 등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ya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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