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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오픈 우승 김대섭 42인치 벨리 퍼터 37.5인치로 잘라 사용 화제…美 장타자 개리거스는 28인치 퍼터로 2위 하기도
‘드라이버는 쇼, 퍼트는 돈’이라는 골프의 금언은 대부분 유효하다.

300야드의 티샷이나, 30㎝의 퍼트나 똑같이 한 타다. 하지만 티샷에서는 실수가 나와도 만회할 기회가 있지만, 퍼트를 놓치면 그대로 타수를 잃는 것이다. 이 때문에 프로골퍼들은 퍼트와 퍼터에 굉장히 민감하다.

지난주 막을 내린 한국남자프로골프 내셔널 타이틀 대회 한국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대섭은 독특한 퍼터를 들고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일반 퍼터보다는 길지만, 요즘 유행하는 롱퍼터보다는 짧았고, 그립 끝을 몸에 밀착시키지도 않았다.

김대섭은 42인치짜리 스코티 카메론 벨리 퍼터를 37.5인치로 잘라서 사용했다. 선수들이 많이 사용하는 34인치보다 3.5인치 길었다. 바람이 부는 날은 서서 퍼트하는 것이 편하기 때문에 몸을 많이 숙이지 않아도 되도록 샤프트의 길이를 길게 만든 것이다. 결국 김대섭은 이 퍼터를 사용해 우승을 차지했으니 탁월한 선택이었던 셈이다. 

미국의 장타자 로버트 개리거스<왼쪽 사진>는 28인치짜리 퍼터를 들고 나와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고 퍼트를 한다. 옹색해 보이지만, 개리거스는 지난해 현대 챔피언스 오브 토너먼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또한 미국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 중인 코리 페이빈은 무려 28년된 불스아이 퍼터<오른쪽 사진>를 꿋꿋이 쓰고 있다.

김대섭과 반대로 아주 짧은 퍼터를 사용하는 선수도 있다.

미국의 장타자 로버트 개리거스는 28인치짜리 퍼터를 들고 나와 허리를 90도 가까이 숙이고 퍼트를 한다. 옹색해 보이지만, 개리거스는 지난해 현대 챔피언스 오브 토너먼트에서 이를 들고 사용해 준우승을 차지했다. 개리거스는 “손목을 쓰지 않고 상체 움직임으로 퍼트를 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라고 설명한다. 켄 그린이라는 선수는 25인치짜리를 쓰기도 했다.

길이가 아니라 익숙함에 집착하는 선수도 있다.

미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유소연은 초등학교 때부터 쓰던 오딧세이 트라이핫 #3 퍼터를 고집한다. 2010년 부진에 빠지자 원인을 찾던 중 그해 퍼터를 바꿨다는 것에 생각이 미쳤고, 결국 어릴 때 썼고, 지금은 단종된 트라이핫 퍼터를 꺼내들었다. 이 퍼터로 다시 뛰어난 성적을 거두고 있으니 유소연으로서는 행운의 퍼터인 셈이다.

스튜어트 애플비는 페이스가 두 개 있는 오딧세이의 플립-페이스 퍼터를 사용한 바 있다. 이는 그린 스피드가 느릴 때와 빠를 때 페이스를 골라서 뒤집어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여자프로골프의 임지나는 지인이 선물해준 독일제 크램스키 퍼터를 사용한 바 있다.

미국 챔피언스투어에서 활약 중인 코리 페이빈은 무려 28년된 골동품급(?) 불스아이 퍼터를 꿋꿋이 쓰고 있다.

‘꿩 잡는게 매’다. 자기 손에 잘 맞고 볼만 잘 집어넣으면 좋은 퍼터 아닐까.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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