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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성일 현대미디어 대표, “여성 취향 중국 드라마 판 커진다”
‘미드’(미국드라마) ‘영드’(영국〃) ‘일드’(일본〃)의 대표작을 꼽긴 쉬워도 ‘중드’의 인기작을 단박에 입에 올리긴 어렵다. 13억 인구가 봤다는 중국의 국민드라마도 5000만 한국 시청자의 눈엔 시쳇말로 좀 “후질 것 같다”. 그런데 이렇게 대중문화의 우열을 은연 중에 가리는 편견이 서서히 무너지고 있는 중이다. 토종 한국산 싸이가 문화 선진국으로 치부돼 온 구미권에서 인기를 끌 듯, 국내에선 중국산 ‘삼국지’ ‘옹정황제의 여인’ 등이 케이블TVㆍ온라인에서 조용히 인기 몰이 중이다.

“과거에 중국 드라마는 저급하다는 인식이 많았죠. 전체 고화질(HD)로 화면을 바꾸고 신규 콘텐츠를 구매해 틀고 있는 데, 시청자 반응이 뜨겁습니다.”

중국드라마 전문 채널 ‘칭(CHING)’을 운영하는 현대미디어의 김성일 대표는 “나도 놀랍더라”고 할 정도로, 국내 중국드라마 마니아층은 꽤 많이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칭’에서 방영 중인 95부작 대하사극 ‘삼국지’의 시청률은 내내 상위권에 머물러 있다. 25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 조사에 따르면 일요일 오전시간대 방영되는 ‘삼국지’는 지난 14일 케이블TV 시청률 1위에 올랐고, 지난 21일에도 6위를 기록했다. KBS드라마, MBC드라마넷, OCN 등에서 트는 재방 드라마나 구작 영화보다 시청률을 앞섰다.

김성일 대표는 “특히 남성 시청자에게 인기가 많다. 온라인 유료 파일 공유사이트(P2P)를 통한 수입만 한달에 1000만원 이상인데, P2P 사이트 사용에 친숙한 20~30대 남성 직장인과 학생이 좋아하는 거 같다”고 분석했다.


고전 삼국지를 쉽게 풀어주는 ‘이중텐의 삼국지 강의’도 불확실성의 시대에 역사를 통해 현재 문제의 해답을 찾고자하는 현대인의 심리 덕에 인기를 끈다. 중국CCTV가 이중텐(易中天) 샤먼(廈門)대 교수의 해설 강의를 담은 교양물이다. 조조에 대한 진실과 거짓, 초선과 여포, 동탁을 둘러싼 삼각관계의 진실,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한 적벽대전 등 일반인이 잘 몰랐던 삼국지의 속내를 보여줘 인기다.

그런가하면 76부작 ‘옹정황제의 여인들(원제: 후궁견환전(後宮甄嬛傳))’은 여성 취향의 중국 드라마로 꼽힌다. 중국 역사상 가장 위대한 황제로 불리는 강희제의 뒤를 이어 즉위한 청나라 5대 황제인 옹정제 시대 궁중에서 살아남기 위해 암투를 벌였던 여인들에 관한 내용으로, 동명의 소설이 중국에선 100만권이 팔린 베스트셀러다. 전쟁과 정쟁 등 사건 중심의 다른 중국 역사극과 달리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심리가 세밀하게 표현됐다는 평을 듣는 드라마다.

김 대표는 “채널 홈페이지에서 다시보기 이용자 패턴을 살펴보면 ‘옹정황제의 여인들’은 확실히 여성이 많이 본다. 이제까지 7만뷰(View)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어 “여성 취향 ‘중드’의 시장을 확인한 만큼, 앞으로 여성 취향 드라마를 더 수입해다 틀 것이다. 무측천의 딸 얘기인 ‘태평공주’ 드라마를 새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또 “전문 채널이라도 국내방송물을 전체 방송시간의 40%까지 방송해야하는 편성제한 때문에 중국드라마 보다 훨씬 비싼 국내 사극물을 지상파방송사로부터 구매해다 틀어야한다”며 전문채널 운영의 애로점도 지적했다.

한지숙 기자/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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