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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리시아의 ’포커페이스’ 라호이, 이젠 패를 보여줄 때
[헤럴드경제=윤현종기자] 지난 21일(현지시간) 스페인 집권 국민당(PP)과 마리아노 라호이(57) 총리는 지방선거를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 했다. 이날 자신의 정치적 기반인 갈리시아에서는 다수의석을 확보한 반면 분리독립 성향이 강한 바스크 지역에서는 고배를 마신 것.

스페인 현지 언론들은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그가 추진해온 긴축정책에 대한 국민의 지지를 확인한 것”이라고 긍정적인 신호를 보냈지만 주요 외신들은 “(라호이가) 텃밭에서는 이겼지만 분리독립 등 정치적 위기를 막진 못했다”며 고개를 갸우뚱 했다.

이같은 반응은 또 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스페인의 불투명한 경제상황에서 등판한 라호이 총리가 이젠 정치적 불확실성이라는 또 하나의 난제를 맞닥뜨리게 됐다는 것이다.

라호이는 작년 11월 20일 치러진 총선에서 그가 대표로 있는 중도우파 국민당(PP)이 역대 최대의 지지로 압승함과 동시에 총리자리에 올랐다. 2004년과 2008년 총선에서 연거푸 눈물을 흘린 경험을 감안하면 ‘인간 승리’쯤 된다.

그러나 그는 취임 이후 줄곧 여론의 비난에 시달렸다. 경제정책의 모호성 때문이다. 그는 유세과정에서도 연금ㆍ건강보험ㆍ교육문제를 제외하고 전 분야에서 긴축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것 외엔 스페인호(號)를 이끌 구체적인 운용 방향을 내놓지 않았다. 2011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9.2%였던 재정적자 규모를 올해 4%까지 낮출 수 있을지 시장은 의심했다. 실업률을 낮추기 위한 핵심 수단으로 지목되는 중소기업 육성에 관해서도 언급하지 않았다.

이같은 우려는 현실이 됐다. 스페인 일간지 엘 파이스는 지난 1월부터 8월까지 스페인 정부의 월별 재정적자 액수를 모두 더한 결과, 501억유로를 기록해 스페인 국내총생산(GDP)의 4.77%에 해당한다고 지난 9월 보도했다. 올해 초 라호이 정부가 재정적자 목표치로 삼았던 4.5%를 12개월도 아닌 8개월 만에 넘어선 것이다.

이제 라호이는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절반에 불과한 성공’으로 정치적 불확실성도 짊어지게 됐다. 전면구제금융 신청을 위한 운신의 폭이 조금 넓어졌다고는 하지만 부담이 만만찮다. 경제적 비중이 큰 카탈루냐에서는 11월 분리독립 관련 투표를 강행하겠다고 나서는 등 여전히 가시밭길이다. ‘포커페이스’가 많기로 유명한 스페인 북서부 갈리시아 출신의 라호이 총리. 이제는 진짜 패를 확실히 보여줄 때가 왔다.

factis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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