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5회말, 롯데 포수 강민호가 텅 빈 2루를 향해 견제구를 뿌린 순간 롯데의 한국시리즈행 티켓은 허공으로 날아갔다.

안타 수 8대7. 실책 수는 나란히 2개씩. 기록지에 나타난 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차이는 사실 미세했다. 사사구는 오히려 롯데가 5대3으로 더 많았다. 하지만 SK 실책에 힘입어 앞서간 롯데는 어이없는 에러를 남발하며 불안한 리드를 지켰고, SK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어 기어이 6년 연속 한국시리즈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에러는 SK에서 먼저 나왔다. 1회 2사 후 롯데 손아섭의 우전 안타를 SK 우익수 박정권이 글러브로 제대로 잡지 못하고 더듬은 사이 손아섭은 2루까지 내달렸다. 급격히 흔들린 김광현은 2회 박준서에게 우전 안타를 맞은 뒤 보내기 번트로 주자를 2루에 보냈다. 문규현 타석에서 무리하게 2루 주자를 견제하다가 악송구, 주자를 3루까지 보내고 나서 희생플라이를 맞고 선취점을 줬다. 이후 연속 4안타를 맞고 2점을 더 준 뒤 강판됐다.

분위기는 3-0으로 앞선 롯데가 가져가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는 공수교대 후 곧바로 2점을 헌납했다. 그리고 3-2로 앞선 4회 1사 후 박정권에게 2루타를 허용한 뒤 롯데 2루수 박준서가 후속타자 김강민이 때린 평범한 타구를 잡으려고 몸을 숙이다 그만 ‘알까기’ 실책을 범하고 말았다. 3-3 동점 허용.

이어 박재상에게 우선상에 떨어지는 3루타를 맞아 3-4로 뒤집힌 5회 2사 1,3루에서 롯데는 또한번 치명적인 실책을 범한다. 송승준이 박정권과 볼카운트 싸움을 하던 중 포수 강민호가 2루로 뛰는 주자를 잡고자 공을 던졌지만 2루에는 공을 받을 야수가 아무도 없었다. 롯데 내야진이 멍하니 외야로 굴러가는 공만 바라보는 사이 3루 주자 박재상이 홈을 밟았다. 5-3, SK가 사실상 승부의 물줄기를 가져온 순간이었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경기 후 패인을 분석하면서 “큰 경기를 하다 보니까 같은 실책을 범해도 우리는 치명적인 실책, SK는 티가 안 나는 실책을 했다”면서 “우리가 공부를 많이 해야 하는 부분이고 그런 부분을 고쳐야 진정한 강팀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날 양팀의 차이를 보여준 한마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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