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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딩동~ 고객님께서 구독하신 셔츠입니다”
구매조언서 배달까지…e커머스의 무한진화
발품·손품 팔기도 지친 소비자
화장품 등 생활용품까지 ‘구독’
저렴한 상품에 다양한 제품 경험
섭스크립션 커머스, 불황에 인기

전문가들 추천상품만 모아모아
큐레이션 커머스로 진화하기도


“물건 사러 돌아다니기 귀찮으시면 매달 집으로 보내드립니다. 어떤 게 좋은지 모르겠다고요? 전문가가 골라드릴게요.”

오픈마켓과 소셜커머스 등으로 변신해온 e-커머스가 친절해지고 있다. 매달 신청하면 집에서 편하게 온갖 제품들을 배달받는 섭스크립션 커머스에 이어, 전문가나 소비자들로부터 검증받은 상품으로만 내용을 채운 큐레이션 커머스까지 그 영역이 확대되고 있다.

섭스크립션 커머스는 ‘구독(subscription)’이란 뜻 그대로 특정 분야의 제품들을 소비자가 매달 구독하는 것. 국내에서는 지난 2월 미미박스가 처음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개월여 만에 글로시박스, W박스 등 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형식의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미미박스의 영업 형식은 매달 화장품 샘플을 모아 한 꾸러미로 묶어 신청하는 소비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한 달에 1만6500원의 구독료를 내고 매달 특성에 맞는 제품을 받아본다. 보통 보습제품 위주, 여름 관련 제품 위주 등 매달 구성품이 바뀐다. 샘플이 아닌 정품이 들어 있는 경우도 있다. 화장품부터 시작한 미미박스는 남성용품, 유아용품 등으로 상품군을 넓히고 있다.
 
섭스크립션 커머스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인기를 끌고 있다.

비슷한 형식으로 후발주자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기존 온라인몰 업체도 섭스크립션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남성의류 전문 브랜드 에스티코와 회원제 온라인몰 제로라운지를 운영하는 에스티오는 이달 ‘셔츠매거진’이란 서비스를 시작했다. 셔츠매거진은 1년 회원비 10만원을 내면 매달 마음에 드는 셔츠를 구독하는 형식이다. 단, 소비자가 제로라운지 사이트에서 직접 원하는 셔츠를 고를 수 있다는 점이 기존 섭스크립션 커머스와 다른 점이다.

섭스크립션 커머스는 아직 소비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품을 저렴한 가격에 다양하게 경험해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불황기 알뜰구매 방식으로 인식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미미박스는 8개월여 만에 회원 수가 5만여명으로 늘었다. 제품 구성에 참여했던 파트너사만 해도 130여곳이다. 미미박스는 올해 안에 회원 수를 8만~10만여명까지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섭스크립션 커머스가 보편화되면서 검증된 제품을 모아 소비자들에게 전달해주는 큐레이션 커머스도 등장했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섭스크립션을 통해 소비자들로부터 검증받은 상품이나, 상품기획자 등 전문가들이 추천하는 상품들을 모아 섭스크립션 커머스처럼 회원비를 받고 배달해주는 서비스다.

미미박스가 섭스크립션 서비스를 받아본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이 높았던 제품들만 모아 ‘미미세일’이란 형식으로 큐레이션 커머스를 진행하고 있고, 퀸시나 디블로, 엠버스, 헤이브레드 등의 전문업체들도 등장했다.

큐레이션 커머스 업체들은 전문가가 추천하는 상품들을 소싱한다는 특성을 살리기 위해 주로 전문 분야를 정해 활동하고 있다. 디블로는 디자이너들이 만든 상품을 소개하는 전문업체로, 최근 탤런트 김래원이 투자를 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이 외에도 퀸시는 유아용품을, 헤이브레드는 빵을 큐레이션 커머스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큐레이션 커머스는 섭스크립션 커머스에 익숙한 소비자들 덕분에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퀸시의 경우 이달 들어 하루 신규가입자 수가 평균 4000명에 이르며, 회원 수가 7만명을 넘어섰다.

이 같은 구독형 유통 서비스의 성황은 알뜰구매 수요와 새로운 제품에 대한 호기심, 편리성 등을 두루 갖췄다는 특성 등이 만났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한 업체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구미에 맞는 제품을 만나고 싶은 수요가 있으면서도 이를 찾기 위해 발품 팔고 상품평을 찾아보는 노력까지 하기엔 바쁘고 힘들다”며 “소비자들의 편리까지 배려해준 게 섭스크립션 커머스의 특장점”이라고 전했다.

도현정 기자/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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