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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도시 도쿄, 그 피할 수 없는 운명 직면?
[헤럴드경제=남민 기자]세계적 도시 도쿄가 피할 수 없는 ‘대수술’의 운명에 직면한 것인가.

전후 경제대국으로 성장한 일본의 심장 도쿄가 대수술의 ‘압박’을 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도쿄 교통망의 핵심인 수도고속도로 순환선의 폐쇄가 그 핵심이다. 수도 도쿄의 근간을 수정하는 큰 사업이다. 수도고속도로는 1964년 도쿄 올림픽에 맞춰 정비됐다. 도심 중심부인 치요다(千代田), 츄오(中央), 미나토(港)구를 달리는 전체 길이 약 15km의 도심 순환선은 전체 구간 중 최초로 건설돼 올 12월이면 50주년을 맞이한다.

수도고속도로 전체의 총 연장 약 301km 가운데 30% 정도는 완성 후 40년이 경과하고 있고 교통량이 많아 노면 손상이 심각한 상황이다.

이 때문에 대대적인 보수가 지속되고 있다. 지난 2009년도 말 개보수가 9만6600건에 달해 5년전보다 3배 이상 늘었다는 것. 수도고속 회사에서 연간 약 300억엔을 보수공사 등에 투입하고 있지만 앞으로 급격히 더 늘어날 비용에 이미 응급조치로 대응하는 것도 한계에 달했다는 분석이다.

당시 올림픽을 앞두고 급속도로 정비를 한 수도고속도로는 실은 건설과정에서 특이한 구조를 가진 도로다. 용지 매수가 어려워 기한까지 확실하게 건설하기 어려워지자 새로운 용지 취득이 필요없었던 도로나 강 등이 노선으로 많이 활용됐다. 게다가 지가앙등까지 겹쳐 결과적으로 도로 전체의 90% 이상이 고가다리나 터널이라고 하는 구조로 건설됐다.

앞으로 지속될 개보수 비용도 만만찮지만 최근에는 수도직하 지진 등 방재의 관점에서도 강력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다. 때문에 국토교통성의 전문가 회의에서는 도심 순환선의 지하화나 노선 변경 등을 요구하는 제안들이 쏟아져 나왔다. 전문가들은 “고가다리를 철거해 지하화하는 등 재생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이 순환선을 지하화하면 그동안 가려져왔던 도쿄의 경관이 되살아날 전망이다. 중요문화재인 니혼바시(日本橋)를 가리는 수도고속도로는 이전부터 경관상의 문제도 지적받아 왔다. 지난 2005년 고이즈미 총리도 “그 경관이 부활하면 세계적인 명소가 되는 것 아닌가” 라고 말하기도 했다. 니혼바시를 사이에 두고있는 다케바시~에도바시 간의 2km도 지하화를 요구하는 주장이 나왔지만 4000억엔 이상 소요되는 건설 재원이 문제가 돼 논의는 진행되지 않았다.

도쿄의 도심 순환선의 평균 반경은 2km 남짓 지나지 않는다. 베이징이나 파리의 5km, 워싱턴의 16km 등과 비교하면 매우 작다. 전문가들은 막대한 비용이 드는 지하화보다 도심 순환선을 없애고 고가를 철거하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비용 등 산적한 과제는 많지만 이 순환선이 사라지면 도쿄의 풍경도 새롭게 거듭나면서 매력적인 세계도시 도쿄로 위용을 떨쳐나갈 것이라고 일본의 전문가들은 주장하고 있다.

▲니혼바시(日本橋): 1603년에 건설된 다리로 일본 전국으로 연결되는 도로망의 시작점(이정의 원점)이 되는 곳이다. 1911년 현재의 르네상스 양식 아치형 돌다리로 개조된 도쿄의 명물이다. 근대화 바람 속 다리 바로 위로 고가도로가 건설돼 그 경관이 가려져 왔다.

suntopi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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