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After 스마트라이프> 명절 고스톱도 밀어낸 ‘애니팡’…가족 소통 ‘국민게임’으로 진화
⑭ 모바일 소셜게임
‘팡’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출시 2개월 만에 다운로드 수 1700만건을 돌파하며 국민게임으로 자리잡은 ‘애니팡’과 역시 10일 만에 다운로드 수 800만건을 기록한 ‘캔디팡’이 바로 그 주역이다. 지난 추석에는 단골처럼 등장하던 고스톱이 사라지고 가족이 한데 모여 애니팡을 하며 서로 하트를 주고받는 ‘훈훈한’ 풍경이 연출됐다. 한 국회의원은 국회에서 애니팡을 즐기다가 사진이 찍혀 도마 위에 오르기도 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함께 올해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오른 ‘팡’게임의 인기 비결은 무엇일까.

애니팡은 1분 동안에 같은 동물 얼굴 3개를 맞춰서 점수를 높이는 모바일 소셜게임(Social Game)의 일종이다. 소셜게임은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을 기반으로 연결된 사람들과 즐기는 게임으로, 초기에는 카드게임, 보드게임이 주류를 이뤘다가 지금은 RPG, 스포츠, 전략시뮬레이션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가족이 한데 모여 애니팡을 즐기는 모습.                                                              [자료제공=스마트디바이스]

단순하기 이를 데 없는 ‘팡’게임이 국민적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배경에는 스마트폰과 카카오톡이 존재한다. 터치라는 스마트폰의 특성을 살린 직관적인 조작성은 남녀노소 구분없이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게 한다. 게다가 카카오톡과 연결된 지인들과 점수 경쟁을 하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경쟁심이 자극돼 점점 게임에 빠져들게 된다. 단순한 게임방식과 귀여운 동물 캐릭터로 인해 평소 게임에 친숙하지 않았던 여성 및 중장년층 사이에서 ‘팡’의 인기는 특히 높다. 심지어는 애니팡을 즐기기 위해서 일부러 스마트폰을 구매했다는 40~50대 유저마저 있을 정도다.

사실 대박 스마트폰 게임의 원조는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은 ‘앵그리버드’다. 전 세계 3억5000만명이 즐긴 앵그리버드의 인기 비결은 역시 스마트폰의 특성을 잘 살린 심플한 조작성이다. 최근에 게임업체들은 TV나 모니터에서 즐기던 게임이 조그마한 스마트폰으로 옮겨짐에 따라 조작을 쉽고 단순화하기 위해 첨단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콘솔게임에서만 가능했던 동작인식이나 음성인식 기술을 스마트폰 게임에도 도입해 얼굴 표정이나 눈동자의 움직임, 목소리만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게 개발 중이다.

그런데 같은 스마트폰 게임이라도 앵그리버드와 애니팡에는 차이점이 있다. 앵그리버드는 혼자서 즐기는 게임인 반면, 애니팡은 누군가와 같이 공유하며 즐긴다는 것이다. 애니팡의 묘미는 고득점 획득을 통해 지인들과 벌이는 순위 경쟁이다. 하지만 1분이라는 제한된 시간에 혼자서 고득점을 얻기란 쉽지 않다. 친구나 가족과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 내가 찾지 못한 걸 상대가 찾아줘야만 고득점을 획득할 수 있다. 또 가족, 친구들과 엎치락뒤치락 순위 경쟁을 하다가도 하트가 떨어지면 메시지를 통해 서로 하트를 주고받는 것은 앵그리버드에서 결코 맛볼 수 없는 재미이기도 하다.

다양한 모바일 소셜게임이 존재하는 가운데, 유독 ‘팡’게임이 주목받는 이유는 세대를 아우르는 즐거움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즐거움은 친한 사람들과 같이 공유함으로써 배가 된다. 평소 대화가 없던 부모ㆍ자녀가 애니팡을 통해 하트를 주고받으며 마음을 열었다고 할 정도로 게임은 이제 단순히 놀이가 아닌 소통의 도구로 진화하고 있다. 부모와 자녀, 상사와 부하, 교사와 학생, 아내와 남편 사이에 그동안 대화가 없었다면 ‘팡’게임으로 소통을 시도해보면 어떨까. 콤보가 쌓이고 점수가 높아질수록 서로의 친밀도도 자연스럽게 높아질 것이다.

<김재필 KT 경제경영연구소 팀장>
/kimjaepil@kt.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