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대연 기자]싼타페 대 쏘렌토, 쏘나타 대 K5, 아반떼 대 K3.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간 이른 바 ‘형제 대결’에서 최근 현대차가 완승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대를 모았던 기아차의 신차도 준중형 K3만 선전하고 있고, 플래그십(기함) 세단 K9은 ‘타도 수입차’는 커녕 현대차 제네시스와의 경쟁에서도 밀리고 있다.
9일 현대ㆍ기아차에 따르면 지난 4월에 출시된 현대차 신형 싼타페의 출고 대기 기간이 최근에도 2개월 정도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차량 인도가 늦어지자 얼마전엔 현대차 김충호 사장이 ‘기다리게 죄송하다’는 내용의 사과 편지를 직접 고객들에게 발송하기도 했다. 이에 반해 지난해까지 2년 연속 국내 중형 SUV 판매 1위를 기록했던 쏘렌토는 페이스 리프트(부분 변경) 모델 출시에도 불구하고 판매가 싼타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달 싼타페는 6175대, 쏘렌토는 3090대가 팔렸다.
중형차 K5의 지난달 판매량(5731대)도 작년 같은달(9475대) 대비 크게 감소했다. 플랫폼을 공유하는 현대차 쏘나타가 작년 보다 8.7% 증가하며 1만820대가 팔린 것과 대조적이다. K9의 경우엔 출시 초기 제네시스를 앞질렀던 모습은 사라지고 판매량이 지난달 700대로 추락, 제네시스(1946대)가 아닌 에쿠스(600대)와 경쟁하게 됐다. 그나마 K3만 첫달 3616대 팔리며 선전했다. 기아차측은 10월엔 K3를 6500대 가량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K3 판매 증가에도 불구하고 아반떼는 지난달 1만대 판매 고지를 재돌파하며 판매가 늘고 있다.
이 같은 판매 부진에 대해 기아차는 파업의 영향을 1차 원인으로 꼽았다. 현대차는 지난달 4일 파업이 종료된 반면 기아차는 17일에서야 파업이 끝났다는 것이다. 기아차 관계자는 “K5 처럼 해외 수출 물량을 대느라 내수 공급이 부족했던 측면도 크다”며 “지난달(3만9030대)과 달리 이번달엔 내수 판매가 4만5000대 수준으로 회복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국내 자동차 업체 관계자는 “내수 경기가 안좋은 상황에서 속은 같고 겉만 다른 차를 두곳에서 팔다보니 상품기획을 비롯해 영업 및 마케팅 역량이 부족한 기아차가 밀리는 것”이라며 “경ㆍ소형차 시장을 제외하고는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대연 기자/sonamu@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