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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기업 흔치 않은데…” 한화그룹 차분한 창립 60주년
[헤럴드경제=류정일 기자] 1952년 현암 김종회 회장이 국가 기간산업이라는 신념하에 한국화약을 모태로 설립한 한화그룹이 9일 창립 60주년을 맞았다. 1950년대 국내 100대 기업 중 현재 살아남은 곳이 고작 7개에 그칠 정도로 부침이 심했던 경영환경을 이겨냈다.

창업 원년 5억원에 불과했던 총자산은 지난해 101조6600억원으로 성장했다. 1981년 창업 회장의 갑작스런 영면으로 29세 젊은 나이에 총수 자리에 오른 김승연 회장은 특유의 경영능력으로 지난 30년간 매출은 32배, 총자산은 135배로 성장했다. 1만명을 겨우 넘겼던 상시 근로 종업원수도 3만1000여명으로 늘리며 고용창출 등 국가경제 발전에도 기여했다.

그러나 김 회장의 법정 구속으로 잔치집 분위기는 침통하다. 이날 그룹 차원의 기념식은 없었고 계열사별로 장기근속사원 시상 등 조촐한 기념행사로 대신했다. 한화 관계자는 “전세계적으로도 60년을 넘긴 장수기업은 흔치 않다“며 ”대내외에 한화의 건재를 자랑할 날이지만 무거운 분위기를 숨길 수 없다”고 안타까워했다.


실제 한화는 최근 쾌거를 올리며 제2의 중흥기를 맞고 있지만 총수 부재가 못내 아쉽다. 세계 3위 태양광 업체인 독일의 큐셀을 인수했지만 대규모 추가 투자 결정이 사실상 불가능해 불투명한 글로벌 태양광 시장에서 낙관은 이른 상황이다.

지난 5월 김 회장의 뚝심으로 이라크에서 9조원 규모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를 수주했지만 강력한 리더십 부재로 향후 지속될 이라크 국가 재건 사업의 기득권이 위태롭다는 분석도 있다. 또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로 대표되는 바이오시밀러와 2차 전지용 양극재 등 또다른 성장동력도 결실을 맺을 현상황에서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이날 사명을 한화생명으로 바꾼 대한생명도 계열사 편입 10년만에 브랜드 통합이란 숙원을 풀었지만 김 회장 구속 직후 ING생명 동남아법인 인수 작업을 중단하고 중국과 인도네시아로 새롭게 눈을 돌리면서 경영공백을 실감케 했다.

한화 고위 관계자는 “선대 회장이 이룬 30년의 업적과 김 회장이 키워낸 30년간의 결실을 기반으로 새로운 60년을 기약하며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해야 할 중대한 시점이라 안타까움이 더하다”고 말했다.

/ryu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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