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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리운전기사 범죄 기승…예방책은?
지갑 훔쳐 달아나고 주택가 돌며 금품 털기도
기사 자격제한 없어 범죄 무방비



# 30대 직장인 A 씨는 최근 서울 종로구 인근에서 동료들과 회식을 한 뒤 술에 취해 대리운전기사를 불렀다가 낭패를 봤다. 조수석에 앉아 대리기사를 기다리고 있는데 한 40대 남성이 다가와 “대리운전 불렀죠?”라고 말해 운전대를 맡기고 잠이 들었다. 그러나 30여분 뒤 잠에서 깨어나니 시계와 지갑 등 50만원 상당의 금품이 사라진 후였다.

# 지난 8월 말 대리기사로 가장해 금품을 훔쳐 달아난 B(46) 씨가 구속됐다. B 씨는 서울ㆍ 고양ㆍ용인 등 수도권을 돌며 대리기사를 사칭하면서 취객들에게 ‘대리기사 필요하냐’며 접근했다. 이어 피해자가 잠이 들면 금품을 훔치는 수법으로 9차례에 걸쳐 현금과 휴대폰 등 165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대리운전기사를 사칭하고 차량 안에서 취객의 금품을 터는 수법의 범죄가 빈발하고 있다. 이 같은 범죄가 기승을 부리는 이유는 술에 취한 피해자들이 대리기사라는 말에 아무 의심 없이 운전대를 맡기고 잠에 드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서울 노원경찰서 관계자는 “술에 취한 사람이 대리운전기사가 온 것을 보고 대부분 잠에 든다. 이는 범죄에 무방비 상태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리기사가 직접 범행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 지난 2일에는 서울 노원구 일대에서 대리운전으로 손님을 내려주고 난 뒤 주변 주택가를 돌며 금품을 턴 C(48) 씨가 구속되기도 했다.

이 같은 범죄가 잇따르자 대리기사의 자격을 엄격히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수감생활을 했던 범죄자들이 아무런 규제 없이 대리기사로 일하는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C 씨는 10여년 전 절도죄로 1년을 복역하고 출소한 뒤 대리기사로 활동했다.

노원 경찰서 관계자는 “개인으로 활동하는 대리기사들이 여러명 모여, 서로의 위치를 주고 받으며 운영하는 대리운전 연합체가 있다. 이런 곳보다는 대리운전기사의 신원을 파악할 수 있는 대리운전 전문업체가 더 안전할 수 있다”면서 “그러나 만취한 경우에는 대리운전보다 택시를 이용해 귀가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민상식 기자>
/ ms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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