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정태일 기자]애플의 특허침해 주장으로 미국에서 판매가 일시 중단됐던 갤럭시탭10.1이 다시 시장에서 판매할 수 있게 됐다.
2일 외신에 따르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 북부지방법원 루시 고 판사는 삼성전자의 신청을 받아들여 갤럭시탭 10.1 태블릿PC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해제했다.
여기엔 지난 8월 미 본안소송에서 나온 배심원 평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에서 갤럭시 제품이 애플 아이폰 특허를 침해했다고 결론냈던 배심원들은 태블릿에서 만큼은 갤럭시탭10.1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베끼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에 삼성전자는 배심원 평결 전까지 갤럭시탭10.1에 내려졌던 판매금지 처분을 해제해달라고 미 법원에 요청했다. 하지만 애플은 올 12월 삼성전자 제품에 대한 판매금지 결정이 나기까지 조기해제를 유보해야 한다고 맞서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공방이 이어지면서 최근 미국 연방 순회 항소법원은 갤럭시탭 10.1의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조기에 해제할 수 있도록 관련 사건을 1심 법원인 캘리포니아 연방북부지방법원으로 환송해 달라는 삼성전자의 요청을 받아들였다.
앞서 고 판사는 6월 애플의 신청을 인용해 갤럭시탭10.1에 대해 판매금지 가처분 결정을 내렸고, 삼성전자는 이에 항고했다.
이처럼 미국에서 갤럭시탭10.1에 대한 침해 및 판금 여부가 정리된 가운데, 애플은 갤럭시탭이 아이패드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광고를 게재하라는 영국 법원 명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해 갤럭시탭 침해를 주장했던 애플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한 것으로 풀이된다.
텔레그라프 등 영국 외신에 따르면 최근 영국 법원에서 열린 청문회에서 애플은 판사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디자인 중 뒷면을 지나치게 많이 강조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마이클 실버리프 애플측 변호인은 “아이패드에서 뒷면은 큰 특징이 없다, 무게를 둬야 하는 부분은 직사각형 스크린을 감싸고 있는 두껍고 검은 경계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아이패드와 갤럭시탭의 디자인이 유사하다는 것을 입증할 수 있는 부분은 앞면인데도 법원은 뒷면에만 판단의 대부분을 할애했다는 것이 애플측 설명이다.
실버리프는 “법원은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이 이전에 LG전자가 발표한 평평한 스크린의 모니터 LG 플라트론과 유사하다고 판단했지만, 이는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삼성측 변호인 헨리 카는 애플이 태블릿 PC의 기본적 디자인을 독점하려고 하고, 애플이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두께 측면에서 디자인 유사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실제 법원은 삼성 디자인이 애플보다 훨씬 얇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럼에도 애플이 갤럭시탭이 아이패드를 베꼈다고 재차 강조하는 것은 비침해 최종 판결이 날 경우 애플은 이를 영국 주요 일간지에 알리는 광고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 7월 영국 법원은 아이패드와 갤럭시탭 뒷면 디자인은 분명 다르다는 점에 소비자들이 혼돈할 소지가 적다고 판결했다. 이에 애플을 상대로 영국 일간지와 애플 영국 사이트에 삼성전자가 아이패드 디자인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광고문구를 적시하라고 명령했다. killpas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