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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구라가 독설하는 방법, 기브 앤 테이크
[헤럴드경제=서병기 기자]최근 방송에 복귀한 김구라가 tvN ‘현장토크쇼 택시’에서 효린, 규현, 조형기, 사유리를 태우고 토크를 이어갔다. 아직 복귀한 지 얼마되지 않아 평소만큼의 강렬한 독설은 하지 않고 있지만 김구라의 개성과 색채는 보여주며 수위 조절을 하고 있다.

녹화 테이프가 돌아가지 않아 두 번이나 녹화를 한 조형기는 ‘택시’에서 “김구라가 독설가쪽에서는 떠난 지 몇 년 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구라에 대한 선입견이 작용한 것이지 김구라가 독설하는 건 아니라고 했다. 이 말은 김구라가 막말을 안한다는 의미로 들린다.

독설은 공감이 수반될 때 진정한 독설이지 공감이 되지 못하면 막말이 돼버린다. 그런데 김구라는 오래 전부터 독설을 하는 데 원칙을 세워놨다. 기브 앤 테이크 원리다. 주는 게 있어야 받는 게 있다.

김구라는 자신이 쓴 책 ‘독설 대신 진심으로’에서 “내가 방송에서 맡은 역할은 악역에 가깝다. 그런데 방송에서 악당이 돼 독설을 풀기 위해서는 한가지 꼭 필요한 것이 있다. 악당일수록 오히려 상대방의 입장을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능 프로그램에서 악당이 하는 일은 주로 상대방을 탈탈 터는 것이다. 상대방에게는 치부일 수도 있는 일, 혹은 난감한 질문들을 집요하게 끄집어내서 던지는 게 나 같은 악당들이 먹고사는 방법 가운데 하나다”면서 “그런데 이런 악당 짓거리가 통하려면 상대가 준비되어 있어야 한다. 나는 상대방을 털려고 하는데 상대는 털릴 생각을 안하고 입을 닫아버리면 게임 끝이다. 나만 바보되고 욕먹는다”고 적고 있다.


실제로 김구라는 ‘가요광장’ DJ 시절 누드집도 내고 친한 동료 여배우가 마약사건에도 연루됐던 여배우가 초대손님으로 나오자 과도한 욕심으로 여기저기 찔러대자 상대가 완전히 마음을 닫아 버린 경험을 한 적이 있다. 분위기는 썰렁해졌고 결과적으로 방송을 망친 꼴이 됐다.

당시 김구라는 “아, 이게 서로 교감이 있어야 하는구나. 내가 일방적으로 찔러봐야 아무 것도 안 주는구나”라는 점을 깨달았다고 한다. 일방적으로 찔러서 받으려고 하면 그건 강탈이고, 도둑놈 마인드라는 걸 철저하게 알게 된 사례다.

김구라는 “내가 상대방을 털려면 상배장도 털리면서 얻는 게 있어야 한다”면서 “상대를 재미있게 만들고 우회적으로 띄워주거나, 보는 사람에게 동정심을 유발하게 하거나, 화제를 불러일으켜서 다음날 연예뉴스에 쫙 퍼지게 만들거나, 이런 게 있어야 상배방이 기꺼이 ‘날 털어 주쇼’ 하고 수모를 감수할 수 있다”고 나름의 독설과 악역의 원칙을 기술하고있다.

김구라는 가끔 잘 나간다는 신인들 중에 예능물에 나와 주목 좀 받아보겠다고 다른 출연자들에게 무례하게 들이데는 사람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자기 욕심만 채우다가는 그냥 통편집이라고 책에서 설명했다.

김구라는 “무조건 까대는 건 한계가 있다. 일단 나부터 망가져야 남을 까는 것도 용인된다”면서 “나도 독설을 하지만 때로는 상대에게 역공을 당하고 쩔쩔매기도 한다. 남이 나를 공격하는 것을 안받아준다면 상대도 내 공격에 방어막을 쳐버린다. 암묵적인 기브 앤 테이크도 없는데 조롱하고 무시만 하면 어느 누가 나와서 당해주겠는가”라고 썼다.

이어 김구라는 “예능 프로그램만 그런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는 기브 앤 테이크를 전제로 해야 한다”면서 “내가 상대에게 1을 얻으려면 먼저 내가 1.5를 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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