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도 가고, 표심도 안 오고.”

문재인 통합민주당 후보의 추석 딜레마다. 중량감 있는 외부인사 영입으로 노렸던 외연 확대 효과는 안철수 무소속 대선후보의 벽에 가로막혔고, 텃밭 호남은 여전이 가슴을 활짝 열길 거부하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28일 “양측의 러브콜을 받고 고민을 한 것 같다”며 “상징성을 감안할 때 우리로선 아픈 대목”이라고 말했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안 후보 캠프에 합류키로 한 결정에 대한 아쉬움과 탄식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제2, 제3의 장하성이 가져올 충격을 우려했다. 안 후보가 장 교수 영입을 공개하면서 “정치권 내에서도 새로운 정치를 하고자 하는 많은 분이 계시다. 정치를 새롭게 하려는 모든 분과 손을 잡을 용의가 있다”고 말한 것에 주목한 것이다.

문 후보는 대표적 ‘안철수파’로 분류되는 인재근 의원을 멘토 단장으로 선임하고, 한때 안 후보의 멘토였던 윤여준 전 장관을 영입하는 외연 확장에 나서고 있지만, “안철수에게 양보하라”는 당 내 일각의 목소리는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특히 각종 여론조사에서 호남 민심이 여전히 자신보다는 안 후보에게 좀 더 지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 큰 부담이다.

문 후보가 최근 만난 경제자문단 22인의 조언도 숙제다.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 박영철 고려대학교 교수, 변양균 전 기획예산처 장관 등 22명의 경제계 원로는 “(재벌개혁은)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한미 FTA와 제주 해군기지는) 보완조치를 전제로 지지하는 게 좋다” “세금 문제를 잘못 건드리면 정권 초 단합에 좋지 않다”는 등의 쓴소리를 했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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