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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절해서 아픈 사랑
무한대의 사랑을 보여주는 소설
<추천> 우리는 흔히 사랑 때문에 죽고 사랑 때문에 산다고 말하지만 그 말은 결코 쉽게 해서는 안 될 엄숙한 말인지도 모른다. 암 투병 중인 소녀와 소년의 사랑 이야기인 <잘못은 우리 별에 있어>(2012.북폴리오)는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이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깨닫게 한다.
 
 소설은 말기 암 환자인 열 여섯 헤이즐이환우 모임에서 골육종으로 다리 하나를 절단한 소년 어거스터스(이하 거스)를 만나면서 시작한다. 헤이즐과 거스는 주변의 염려와 걱정을 뒤로 하고 서로에게 더 가까이 다가간다. 죽음이라는 거대한 존재를 무시할 수 없었지만 둘은 최선을 다해 삶을 즐긴다. 지극히 십대스러운 둘의 모습은 그 존재만으로 눈부시고 아름답다.

 거스가 헤이즐이 가장 좋아하는 작가와 연락을 취하고 그를 만나기 위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을 여행하면서 둘 사이는 긴밀해진다. 서로에서 속한 부분은 점점 더 커진 것이다. 괴팍스러운 작가와의 만남은 기대했던 만큼의 즐거움을 안겨주지 않았고 여행에서 돌아온 거스는 헤 암이 손 쓸 수 없을 정도로 전이 된 자신의 상태를 고백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은 자신의 전부를 거는 일임을 거스는 온 몸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그들의 미래는 처음부터 예고되어 있었는지도 모른다. 
 
 “응, 난 지상에서 잊히는 게 두려워. 하지만 내 말은, 우리 부모님처럼 말하고 싶진 않지만 난 사람이 영혼을 갖고 있다고 믿고, 영혼 간의 대화를 믿어. 망각에 대한 두려움은 다른 거야. 내가 내 목숨을 잃는 대가로 아무것도 내놓을 수 없을지 모른다는 게 두려운 거지. 위대한 선을 추구하는 삶을 살지 않았다면, 최소한 위대한 선을 위해서 죽어야 하지 않겠어? 난 내 삶도 죽음도 그렇게 의미있지 않을까 봐 두려워.” 178쪽
 
 거스는 헤이즐이 자신의 장례식에 와 주고 자신을 기억해주길 바란다. 잊혀지는 게 아니라 간직되는 것을 바란 것이다. 헤이즐은 누구나 언젠가 죽는 평범한 죽음이 아니라 헤이즐을 사랑한 거스의 죽음이 얼마나 위대하며 아름다운 일인지 이미 알고 있었던 것이다. 거스를 사랑한 순간부터 말이다.
 
 “난 널 사랑하고, 진심을 말하는 그 간단한 기쁨을 거부하고 싶은 마음은 없어. 난 널 사랑해. 사랑이라는 게 그저 허공에 소리를 지르는 거나 다름없다는 것도 알고, 결국에는 잊히는 게 당연한 일이라는 것도 알고, 우리 모두 파멸을 맞이하게 될 거고 모든 노력이 무위로 돌아가는 날이 오게 될 거라는 것도 알아. 태양이 우리가 발 딛고 산 유일한 지구를 집어삼킬 거라는 것도 알고. 그래도 어쨌든 너를 사랑해.” 163쪽
 
 언제 어떤 모습으로 죽음이 닥쳐올지 긴장을 늦을 수 없는 현실이라서 그들의 사랑이 눈부시고 아름다운 게 아니다. 한 소녀와 한 소년의 무한대의 사랑이라서 그렇다. 아이들의 사랑이 예뻐서, 간절해서 아프고 아프다. 십대 소년 소녀의 순수하고 솔직한 마음을 그대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닥친 못된 운명에 대해 때로 욕하고 때로 원망하고 두려워하면서 헤이즐의 표현대로 죽음의 부작용을 잘 견디고 있어 고맙고 대견한 것이다. 그래서 이 소설이 특별하다.

[북데일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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