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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은 ‘좌’ 로 文은 ‘우’ 로…겉옷만 갈아입는 변신 될라
대통합이 대선 필승조건…보수·진보 따로없는 후보들의 광폭행보
박근혜, 이외수 등 진보 인사 접촉
문재인은 여권 전략통 윤여준 영입
안철수는 좌·우 아우르는 자문단
정체성 혼란·철새정치인 양산 우려



18대 대선을 80여일 앞두고 각 후보들이 본격적인 색깔빼기에 들어갔다. ‘국민대통합’을 경쟁적으로 내세우며 정치적으로 대척점에 있는 진보 및 보수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겠다는 ‘산토끼 전략’이다.

하지만 자신들의 색깔과 무관한 인사를 영입, 정체성 혼란을 초래하고 철새정치인을 양산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는 27일 담쟁이캠프 1차회의에서 “국민통합을 위해 지역구도 정치 극복과 함께 합리적이고 건강한 보수세력까지 아우를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후보는 앞서 국민통합추진위원회를 캠프 내에 신설하고 보수인사로 통하는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영입했다. 윤 전 장관은 2004년 총선 때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2006년에는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를 도운 여권의 대표적인 선거전략통으로 꼽힌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캠프에 줄곧 새누리당과 보수정권에 몸담았다가 안철수 후보의 멘토 역할을 자임했던 윤여
준(맨왼쪽) 전 환경부 장관이 합류했다. 27일 담쟁이 캠프 1차회의에서 문 후보와 윤 전 장관.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문 후보의 이 같은 파격행보는 보수층까지 외연을 확장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지지기반에 대한 호소인 셈이다. 문 후보 측에는 또 박승 전 한국은행 총재와 노태우 정부시절 대통령 경제수석을 지낸 박영철 고려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도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도 조만간 국민대통합위원회를 설치, 정수장학회와 유신통치 등 과거사 문제를 풀어갈 계획이다. 최근 지지율이 하락세를 거듭하자 이탈 중도층의 표심을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당초 이재오 의원에게 위원장직을 제안했으나, 이 의원이 “적임자가 아니다”라며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으론 진보인사와의 접촉 및 영입에 힘을 쏟고 있다. 박 후보가 25일 대표적인 진보진영 인사인 이외수 작가를 만난 것도 자신의 취약계층인 젊은층,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기 위해서란 해석이다. 앞서 박 후보 측은 참여정부에서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을 지낸 정태인 씨, 대표적 진보학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 등의 영입을 시도했었다.

서병수 새누리당 선거대책본부 본부장이 27일 당사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전날 김태호, 임태희, 안상수 등 당내 경선에 참여했던 주자들을 선대위 안으로 끌어안았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안철수 무소속 후보는 진보진영과 중도보수를 아우르는 자문단을 구성하고 있다. 안 후보 측 관계자는 “이념에 얽매이지 않고 참신하고 유능한 인물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복지분야 자문단에 소속된 박원암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2002년 이회창 대선후보 경제자문단에서도 활동한 중도보수 성향의 학자로 꼽힌다.

한편으론 정당기반 부재와 정치 신인이라는 약점을 극복하기 위해 중량감 있는 인사 영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안 후보가 이날 오후 면담한 장하성 고려대 경영대학원장이 대표적이다. 장하준 교수의 사촌형인 장 원장은 참여연대에서 재벌개혁운동을 이끌어왔다.

그러나 이 같은 ‘산토끼 전략’의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겉옷만 갈아입는 변신에 불과하다”며 좌향우, 우향좌를 경계했다.

<김윤희 기자>
/wor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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