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석은 유난히 짧다. 케이블 TV 채널도, 지상파 방송 프로그램도 이미 다 본 것들이라면 공연장을 찾아보는 건 어떨까. 선선한 가을 바람 맞으며 한껏 가을 분위기도 낼 겸, 색다른 명절을 보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 하다.

‘더도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처럼 한가위에도 각종 공연들이 풍성하다. 게다가 평소 즐기기 힘들었던 작품들의 할인도 많다. 반값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기간은 한가위 뿐이다.

▶명절은 대작 공연도 저렴하게 보자=한 장에 10여 만원, 비싸서 부담됐던 공연 입장권이 크게 저렴해졌다. 최근 관객의 성원에 힘입어 공연 연장을 결정한 뮤지컬 ‘맨오브라만차’는 추석기간인 9월29일~10월1일 공연의 입장권을 예매하면 30%를 할인해준다.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맨오브라만차’는 취업으로 몸살을 겪는 젊은 세대들에게 친척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스트레스를 날리고 잠시나마 탈락의 아픔을 이겨내도록 도와줄 구세주다. 공연장은 샤롯데씨어터.

뮤지컬 ‘두 도시 이야기’는 29일까지 공연의 VIP, R석에 한해 4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한다. 충무아트홀에서 공연되는 ‘두 도시 이야기’는 런던과 파리를 배경으로 한 슬픈 사랑이야기다. 화면으로만 보던 18세기의 의상과 멋진 세트를 보고 싶다면 스펙타클함이 넘치는 무대를 찾는 것도 좋다. 또 대학생ㆍ청소년은 S, A석을 각각 30%, 50% 씩 상시 할인한다.

뮤지컬 ‘시카고’는 추석을 맞아 29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좌석에 따라 20~30%의 할인율을 적용한다. ‘시카고’는 192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한 블랙코미디. 집에 앉아 영화로 보지 말고 디큐브아트센터를 찾아 눈앞에서 ‘벨마’ 최정원의 덤블링을 감상하자.

▶가격은 낮게, 더 낮게…대학로로 가자=10만원이 부담되는 이들에게 대학로는 더할나위없는 문화공간이다. 뮤지컬, 연극도 대형작품들보다 몇 배 저렴하다. 그런 저렴한 공연들을 추석을 맞아 반값에 내놓았다.

뮤지컬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석에 한해 9월29일과 10월1일 4회 공연을 모두 절반 가격에 판매한다. ‘김종욱 찾기’는 첫사랑을 찾는 남녀의 이야기. 1인3역의 멀티맨의 활약을 눈여겨볼만 하다.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공연하며 커플은 30%까지 상시 할인하고 있다.

28일부터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다시 막을 올리는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29일과 10월1일~3일 공연 모두 50%할인한다. 2400회 공연, 관객 36만명을 동원하며 소극장 창작 뮤지컬의 가능성을 보여준 ‘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추석 기간 동안에 공짜 음료수도 제공한다.

이순신 장군이 무대에 살아돌아온 ‘영웅을 기다리며’는 30일까지 2만1000원에 관람할 수 있다. 사극열풍이 드라마, 영화에 몰아치는 가운데 ‘영웅을 기다리며’는 난중일기에 등장하지 않는 3일을 그린 코미디다. PMC대학로자유극장에서 공연된다.

연휴기간 개그프로그램보다 더 재밌는 ‘드립걸즈’도 연휴기간 전석 3만원이란 파격적인 가격에 객석을 제공했다. 강유미, 안영미, 정경미, 김경아의 웃음폭탄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터질 예정이다.

▶한가위 맞은 공연장들, 명절 신명 그대로=도심 속 공연장들의 장점은 1만원이 채 안되는 가격에도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한가위에도 세종문화회관을 비롯, 다양한 공연장에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진다.

세종문화회관 세종이야기에서는 ‘세종 오늘의 한글 글꼴을 보다 展’과 복주머니 만들기 체험을 29일 부터 다음달 1일까지 무료로 진행한다. M시어터에서 공연되는 서울시극단의 연극 ‘달빛속으로 가다’는 객석 최고가 2만원에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정동극장은 29일까지 무료 전통체험행사와 전통뮤지컬 ‘미소-춘향연가’를 공연하며 국립국악원은 ‘한가위 아리랑 달빛’공연을 30일, 1일 양일간 아리랑 공연 등을 진행한다. 국립국악원은 공연 전 널뛰기, 투호, 제기차기, 팽이치기 등의 체험 행사와 함께 송편을 맛볼 수 있는 시간도 마련했다.

문영규 기자/ygmo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