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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구 탈주범 최갑복, 유치장 탈출에서 검거까지
[헤럴드경제= 서상범 기자] 대구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50)이 도주 6일만인 22일 오후 경남 밀양의 한 아파트 옥상에서 붙잡혔다. 경찰이 당초 도주지로 지목한 경북 청도의 야산을 유유히 탈출한 것은 물론, 도주 과정에서 경찰 검문은 한번도 받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치장 탈출= 최 씨는 지난 17일 오전 5시 3분 배식구를 통해 달아났다.

오전 4시54분께 일어나 준비한 연고를 머리, 몸, 배식구 창살 등에 발랐다. 최씨는 오전 4시 59분 가로ㆍ세로가 45㎝ㆍ15㎝인 배식구에 머리를 집어넣었지만 여의치 않자 두 차례 더 몸을 뒤틀어 마침내 머리와 몸을 완전히 빼냈다.

그 후 낮은 자세로 경찰관이 졸고 있던 감시대 앞을 지나 10여m 떨어진 벽면에 도달했고 2m높이의 환기창에 매달려 세로 13.5㎝의 쇠파이프 사이로 몸을 밀어넣은 후 불과 수십초만에 빠져나갔다.

유치장에는 ‘미안하다’,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이라는 탈출 이유서를 남겼다.

경찰은 유치인들에게 아침 배식을 하던 17일 오전 7시 35분께 도주 사실을 뒤늦게 확인했다.

▶미꾸라지같은 도주행각= 탈출에 성공한 최씨는 동부경찰서 주변에 숨어지내다 경찰서에서 1㎞ 거리에 불과한 동구 신서동 한 가정집에 들어가 승용차 열쇠와 지갑(신용카드 등)을 훔쳤다.

이 차를 몰고 고속도로를 거쳐 오후 10시 13분께 청도IC를 통과하고 훔친 신용카드로 주유를 한 뒤 오후 11시 8분께 청도읍 원정리 한 편의점에 들러 삼각김밤과 우유 등을 구입했다.

이후 ‘수배전단에 나온 사람이 왔다갔다’는 편의점 종업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찰차와 5km의 추격전을 벌이다가 검문소 앞에 이르자 차를 버리고 야산으로 도주했다.

경찰은 야산에 수색병력 400~500명과 수색견, 헬기까지 동원했지만 최 씨를 찾을 수는 없었다.

그러는 동안 최 씨를 목격했다는 제보가 대구는 물론, 경남 밀양, 충남 계룡산 등 각지에서 접수되기도 했다.

▶다시 철창으로= 경찰의 포위망을 뚫고 경북 청도를 탈출한 최 씨는 21일 오후부터 이튿날 오전 사이 경남 밀양의 한 농막에 침입, 라면을 끓여먹고 칼 한 자루를 훔친 뒤 ‘죄송합니다. 비강도자 최갑복’이라는 메모를 남기는 대담함을 보였다.

청도에서 밀양까지 이동하는 동안 경찰의 검문은 받은 적이 없다고 최 씨는 밝혔다.

그러나 최 씨는 22일 오후 4시 7분께 경남 밀양에서 개인 주택에 침입, 여주인에게 들키자 달아났고 이 곳에서 100여m 떨어진 한 아파트 옥상에 숨어있다가 출동한 경찰에 검거됐다.

6일 만에 탈출했던 대구 동부서 유치장으로 돌아온 최씨는 “살아오면서 남을 해친 적이 없는데 경찰과 피해자가 자신에게 죄를 덮어 씌웠다”며 “억울함을 풀기위해 달아났다”는 말을 남겼다



tig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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