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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수와 진보 뇌구조 자체가 다르다
“동성애는 개인이 선택할 수 있는 사항이다.” “낙태는 유방암을 유발한다.” 이 황당한 주장들은 웹 백과사전 컨서버피디아에 실린 내용들이다. 이 ‘보수판 위키디피아’는 왜 이처럼 과학에 저항하고 사실을 비트는 것일까.

미국의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무니는 ‘똑똑한 바보들(크리스 무니 지음·동녘사이언스)’에서 질문에 답한다. 보수주의자와 진보주의자는 뇌부터 다르다는 것이다.

저자는 보수적 사고방식이 대개 동기화된 추론에 의존한다고 분석한다. 동기화된 추론이란 신념에 부합하는 증거만을 취하고, 신념을 위협하는 증거는 버리려는 심리현상을 말한다. 감정의 얼룩이 반증 가능성을 미리 봉쇄해버린다는 것이다. 또 보수주의자에게 유독 두드러지는 심리적 폐쇄성 역시 동기화된 추론을 강하게 추동하고 있다.

과학적 실험도 저자의 주장을 상당 부분 뒷받침한다. 런던대 대학생을 대상으로 한 MRI 연구에 따르면 보수주의자의 뇌는 오른쪽 편도체가 더 크고, 진보주의자의 뇌는 전대상피질에 회백질이 더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보수주의자가 공포 반응을 관장하는 편도체와 밀접하고 진보주의자는 오류 감지를 담당하는 전대상피질과 관련이 깊다는 것을 입증한다. 보수와 진보가 세상을 보는 다른 뷰파인더를 갖는 것은 뇌의 차이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사실이 보수주의자가 열등하다는 것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보수와 진보가 인간 본성의 핵심을 이루며 각각 미덕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한다. 보수와 진보 뒤에 숨은 심리적 메커니즘에 대한 저자의 분석은 “우(右)가 공포에 대한 본능적 반응이라면, 좌(左)는 논리적 대처”라는 김어준의 ‘무학의 통찰’을 과학적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에서 더 흥미롭다.

김기훈 기자/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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