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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머리 3개 달린 개, 소처럼 생각하는 말....거장 크리스 뱅글의 머리 속엔
[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세계 디자인 업계의 거장 크리스 뱅글 전 BMW 디장인 총괄책임자는 “위험을 회피하려는 모습, 고정관념에 머무는 모습 등을 버리고, 모두가 사랑할 수 있는 디자인, 빈곤층 등 모든 계층을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을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헤럴드 디자인포럼 프리미엄 세션 강연자로 나서 자신이 상상한 동물이라는 독특한 화두를 제시하며 디자인 철학을 이같이 설명했다.

크리스 뱅글은 이날 강연에서‘소처럼 생각하는 말’, ‘머리가 3개 달린 개’, ‘꼬리가 예쁜 여우’, ‘유니콘’, ‘다리가 거꾸로 달린 오리’ 등을선보였다.

그는 소(牛)가 움직일 때마다 한발 앞서 움직여 소의 앞길을 가로막는 말(馬)의 동영상을 보여줬다. 그는 “소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소보다 먼저 움직이는 말처럼, 한발 앞서 생각하고 움직이는 디자인 인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머리가 3개 달린 개가 낭떠러지 앞에서 망설이는 그림을 보여줬다. 그는 “머리가 하나만 달려도 낭떠러지를 무서워 하는데, 머리가 3개나 달리니 더욱 낭떠러지를 두려워할 것”이라며 “낭떠러지는 새로운 도전을 의미한다. 항상 ‘노(no)’라고 말하는 사람이 바로 ‘머리가 3개 달린 개’를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 예로 골프공처럼 디자인된 자동차를 들었다. 그는 “표면을 골프공처럼 디자인하라고 하면 너무 못생겼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하지만 실제로 구현해보니 연료 절감 효과가 11%에 이르렀다”며 “못 생겼다고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는 것, 이게 바로 ‘머리가 3개 달린 개’의 모습”이라고 강조했다.

그밖에 모두가 사랑하는 디자인을 의미하는 ‘유니콘’, 고정관념을 깨는 ‘발이 거꾸로 달린 오리’, 빈곤층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디자인, 꼬리 등 작은 부분까지 아름다워야 한다는 의미의 ‘꼬리가 예쁜 여우’ 등을 예를 들어 설명했다.

강연 도중 각 동물 설명이 끝날 때마다 크리스 뱅글은 각 동물 그림을 드로잉했다. 꼬리가 3개 달린 개 등 다양한 동물 그림이 완성될 때마다 참석자들도 웃음과 박수로 화답했다.

질의응답에선 한층 심도 있는 얘기가 오갔다. 한 참석자가 최근 논란이 이는 디자인 특허에 대해 묻자, 크리스 뱅글은 “디자인 특허권이 중요하지만 너무 장기간 이를 보장하면 창의성이 제한된다”며 “만약 그림형제의 저작권이 평생 보장됐다면 디즈니의 많은 작품은 세상에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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