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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새누리당, 정권연장 불가론 듣고 있나
요즘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후보를 보면 호사다마(好事多魔)라는 말이 실감난다. 일찌감치 여당 대권후보로 나서 국민 대통합 의지를 보이며 선전을 한다 싶더니 그것도 잠시였다. 역사 인식 논란에 이어 하루가 멀다 하고 주변에서 잡음과 비리 의혹이 꼬리를 물고 터진다. 결국 20일로 한 달을 맞은 박 후보의 대권행보는 정상가동이 어려운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박 후보 말대로 바람 잘 날이 없는 나날이다.

당 구심점이 모두 기능상실 위기에 놓였다. 박 후보 본인은 부친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시대, 다시 말해 5ㆍ16, 유신, 인혁당 사건 등 과거사에 볼모가 되다시피 한 입장이다. 대선캠프의 두 축인 정치쇄신특위와 국민행복추진위도 동시에 스스로의 암기류에 갇힌 상태다. 특히 정치쇄신 쪽은 홍사덕 전 의원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의혹, 송영선 전 의원의 금품요구 폭로 사건, 초선 이영재 의원의 금품살포 등으로 쇄신보다는 당장 수습으로 국면전환을 해야 할 처지다. 국민행복 쪽은 경제민주화를 놓고 기 싸움에 몰두하며 정책보다는 분란만 일으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후보에 대한 여론이 전과 같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다. 고지 선점에 따른 반사이익도 물거품이 돼버렸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무소속 안철수 후보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 두 자릿수가량 앞서던 지지율이 이제는 역전되기에 이르렀다. 당내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과거 이회창 대세론이 무너졌을 당시의 악몽이 재현될까 두렵다는 탄식마저 들린다. 후보 눈치 보는 풍토는 과거 여느 후보 때보다 더 심각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이 모든 문제는 박 후보 하기 나름이다. 추석명절, 한가위 표심에서 밀리면 회복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경험칙상 그 누구보다 잘 알 것이다. 과거사에 대해 정리를 분명하게 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우선 귀를 열어야 한다. 실질적인 국민통합도 결국 과거사에 대한 인식 전환이 출발점이라는 것을 새롭게 인식하고 다시 진정성 있게 다가설 일이다. 정치쇄신은 일련의 악재를 명분으로 삼아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 결과물을 내놓지 않으면 더 곤경에 처할지 모른다.

당장 분위기 반전이 쉽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고 비켜가기는 더 큰 낭패를 부르게 된다. 우선 여전한 불통 이미지 해소가 시급하다. 친박(親朴)의 울타리부터 걷어치워야 한다. 당내 다양한 의견을 듣고 화합을 더 다지는 일도 급하다. 원점으로 돌아가 새 판을 짠다는 각오 없이는 곤란하다. 정권연장 불가론이 괜한 얘기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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