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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첫 상금’ 골퍼의 인생을 바꾸다
2007년 그린재킷 입은 재크 존슨 1000弗 첫 상금 계기로 골프에 매진…존 메릭 상금으로 받은 소액수표 액자에 보관하기도
지난주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LPGA챔피언십에서 신예 정희원(21)이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메이저대회 우승으로 정희원은 1억4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2009년 데뷔 이후 3년간 벌어들인 상금보다 더 많은 액수를 한번에 획득한 것이다. 첫 우승의 감격은 두둑한 상금과 함께 영원히 그의 기억에 남을 것이다.

프로골퍼는 상금으로 말한다.

다승, 최저타, 톱10 입상, 올해의 선수 등 많은 시상 부문이 있지만 사실 ‘가장 많은 돈을 벌어들인’ 선수가 가장 강한 골퍼이고 가장 뛰어난 선수라 해도 무방하다. 물론 코스 밖에서 벌어들인 돈은 의미가 조금 다르지만.

지금은 톱스타의 반열에 올라선 선수들도 첫 출발은 미약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천문학적인 액수의 상금을 놓고 겨루는 세계 최고의 무대, 미국 PGA투어 선수도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소니오픈 우승자 존슨 와그너는 2002년 메트로폴리탄 오픈에서 우승하고 첫 상금으로 2만 3000달러를 받았다.

미국의 골프전문지 골프다이제스트는 톱스타 선수들이 ‘첫 상금 받던 순간’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2007년 마스터스 챔피언이자 미국과 유럽의 골프대항전인 라이더컵 미국 대표를 3차례나 지냈던 재크 존슨. 존슨은 98년 드레이크대학을 졸업한 직후 프로로 전향했고, 지금은 사라진 프레이리 골프투어에 출전해 지금의 그에겐 푼돈(?)인 액수를 수표로 받았다. 그러나 이를 받는 순간 그는 프로골퍼로서 태어났고, 이는 그의 삶을 통째로 바꿔놓았다고 술회했다.

존슨은 “대단한 일이었다. 1000달러가 조금 안되는 액수였는데 나는 엄청난 선물을 받은 아이처럼 눈이 동그래졌고 열심히 골프를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고 말했다.

지금은 종합우승 상금 1000만달러가 걸린 투어챔피언십 같은 대회도 있지만 많은 선수들은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으로, 존슨처럼 프로 데뷔 초 상금으로 소액수표를 받던 날을 꼽는다. 존 메릭은 후터스투어에서 3위를 차지해 받은 3200달러짜리 수표를 아직도 액자에 넣어 침실에 걸어두고 있다. 

2007년 마스터스 우승자 재크 존슨도 처음부터 우승하며 거액의 상금을 만졌을 리는 없다. 내로라하는 선수들도 처음에는 몇백달러에서 몇천달러의 상금을 받아쥐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돈을 받아쥐면서 프로선수로서의 존재를 깨달았다는 선수들이 많다. 올해 존 디어 클래식 우승 당시 재크 존슨.

세계 랭킹 3위까지 올랐던 호주의 미남골프스타 애덤 스콧도 “2000년 컴팩 유러피언그랑프리 대회에서 1737파운드인가, 1377파운드인가를 받았다. 그리고 곧이어 열린 아이리시오픈에서 1만2000파운드를 받았는데 엄청난 부자가 된 기분이었다”고 회상했다.

전설의 골퍼들도 첫 상금은 소박했다.

벤 호건이 1938년 새크라멘토 오픈 3위로 받은 돈이 350달러, 잭 니클로스가 LA오픈에서 공동 50위를 하고 33.33달러를 손에 쥐었다. 타이거 우즈는? 통산 상금 1억달러를 넘긴 우즈도 96년 그레이터 밀워키오픈에서 60위를 차지해 2544달러를 받았던 선수다.

존슨 와그너는 US아마선수권 출전이 무산되자 프로로 전향해 메트로폴리탄오픈에 출전해서 덜컥 우승을 했다. 상금은 무려(?) 2만3000달러. “그 상금으로 Q스쿨 참가비를 내고 차를 샀다. 대단한 우승이었다”며 활짝 웃었다.

작지만 소중한 첫 상금들이다.

김성진 기자/withyj2@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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