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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혜원의 골프 디스커버리> 캐디 코스 체크도 허용않는 KLPGA의 슬픈 현실
언제부턴가 우리나라에 세계 상위 랭킹에 드는 골프 선수들이 많아지면서 골프에 대한 관심은 급속도로 커졌다. 특히 한국 여자 골프가 박세리(34ㆍKDB) 이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다음 세대들이 박세리의 뒤를 이어 계속해서 상위권에 포진하고 있다.

여자 프로의 경우 대회도 많아졌다. 2004년에 12개 남짓의 대회가 올해 22개 대회가 열리고 있으니, 대회가 10개 이상 늘어난 셈이다. 그에 따라 선수층도 두터워졌고, 선수들의 선의의 경쟁도 더 심화됐다.

하지만 아직도 우리나라의 시합 환경은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 무엇보다 연습라운드가 제대로 보장되지 못한다는 점이 가장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본적으로 대회당 단 한 번의 티타임을 주고 연습라운드 시간이 주어지기 때문에 날씨가 안 좋은 날에는 연습라운드를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프로암을 하는 선수들의 경우 따로 연습라운드 시간을 주지 않아 프로암을 치면서 연습라운드를 대신하기도 한다.

미국 LPGA 대회의 경우는 대회 주간 월요일부터 3일간은 연습라운드 시간이 자유롭게 주어진다. 시간이 충분하기 때문에 선수들은 컨디션 조절을 위해 하루에 9홀만 돌기도 하며 대회를 준비한다. 외국 대회와 우리나라 대회를 비교할 때 늘 지적되는 갤러리의 태도와 자원봉사자에 대한 건 본 대회에서 이루어지는 일이다. 하지만 LPGA 선수들이 한국 경기를 뛸 때 갖는 상대적인 환경의 차이는 바로 연습라운드 때부터이다. 날씨가 나쁘면 연습라운드도 못하는 건 어느새 당연한 것이 되어 버렸다. 또한 캐디들이 코스를 체크하기 위해 미리 골프장을 돌아보는 것도 허용되지 않는 것이 이 나라의 현실이다. 골프장 내장객들이 없는 이른 시간이나 늦은 시간에도 원칙적으로 코스 출입을 봉쇄하니 미리 대회를 준비하는 캐디나 야디지북을 준비하는 담당자는 죽을 맛이다. 조금만 넓은 마음으로 협조를 하면 되지만, 누군가가 코스에 들어오면 귀찮아진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에 이러한 사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대회를 개최하는 타이틀 스폰서는 골프장 임대료에 대한 부담 때문에 넉넉하게 연습라운드 일정을 주지 못하는 실정이다. 골프장은 이익을 남기기 위해 항상 더 받으려고 혈안이니 주최사는 연습라운드 환경을 제공하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바로 동반자 의식이 필요하다. 선수가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도록 골프장에서도 임대료를 낮추거나 대회 주간 선수들에게 그린피를 면제해 주는 등 한발 양보해 주어야 하고 주최사 역시 앞을 내다보는 더 넓은 시야를 가지고 선수들에게 좋은 연습 환경을 제공해 주어야 한다. 이건 작게는 골프산업과 넓게는 대한민국 골프 발전을 위해서 꼭 필요한 일이다.

LPGA 대회에 다녀온 선수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은 연습환경이 너무 좋다는 것이다. 세계 상위권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는 대한민국으로서 선수들에게 좋은 연습환경을 제공하는 게 큰 꿈이라면 우리는 조금은 슬픈 현실을 마주하고 있는 것이다. 대회를 개최하는 골프장과 주최사에서 조금 더 너그러운 마음으로, 그리고 조금은 더 넓은 시각으로 선수들에게 좋은 연습환경을 제공해 주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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