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 인사 아직도 실형”
두 대통령 ‘빛과 그늘’ 대리전
박근혜·문재인 초반부터 격돌
지지층 향방이 당락 좌우 분석
우호적 표심 응집력 강화 총력
박정희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대선이 시작됐다.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빛과 그늘을 피할 수 없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초반 선거전은 결국 두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와 네거티브로 막을 올렸다.
또 한 명의 대선 주자인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출마 선언이 있는 19일, 새누리당과 민주당은 박정희ㆍ노무현 싸움을 이어갔다. 박효종 새누리당 정치쇄신특위 위원은 “문 후보가 ‘힐링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는데 행보를 보면 ‘반쪽 힐링’이 아닌가 싶어 유감”이라며 문 후보의 역사관과 편향성을 공격했다. “진지한 사과가 있어야만 박정희 묘소 참배도 가능하다”는 문 후보의 진영 논리에 대한 정면 대응이다. 또 새누리당은 “대통령 비서실장, 민정수석을 지내면서 청와대 인사의 각종 비리를 막아내지 못해 이들이 아직도 실형을 살고 있다”고 물러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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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선초반전 여야 후보들은 19일 박정희, 노무현 전 대통령의 빛과 그늘을 둘러싸고 치열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박근혜 후보는 이날 정치쇄신특위(위원장 안대희)에 참석해 누구도 예외가 없는 부정부패 척결제도를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왼쪽 사진). 문재인 후보는 홍익대 청소 노동자들의 2평 남짓한 휴게실을 찾아 비정규직 해결방안을 모색했다. 박현구 기자/phko@heraldcorp.com |
이에 대해 문 후보와 민주당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전날 경북 수해 지역 피해 복구 현장을 방문한 문 후보는 “새누리당의 전신은 민정당이고, 민정당의 전신은 공화당”이라며 박정희의 그늘을 부각시켰다. 또 “권위주의 체제로 고통을 주고 인권을 유린한 정치세력이 과거에 대해 진정한 반성을 해야 한다”며 박 후보의 역사인식을 겨냥했다.
이 같은 박정희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을 앞세운 네거티브 대리전은 자신에게 우호적인 표의 응집력을 한층 강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대선 끝까지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각종 대선 여론조사에서 무응답, 유보층이 10% 선에 불과할 정도로 진영 대결이 치열한 이번 대선의 승부처는 애매한 부동층 잡기가 아닌, 기존 지지층의 투표장 행을 얼마나 많이 이끌어내는가에 달렸다는 정치권 일각의 분석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리얼미터가 지난 7월부터 시작한 대선 주자 여론조사에서 “지지하는 후보가 없다”는 중도층의 비중은 각종 굵직굵직한 사건과 이슈 속에서도 10% 안팎을 유지해왔다.
박정희ㆍ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의 대리인 격인 두 후보가 ‘그늘’ 지우기에 소극적인 면도 이런 네거티브 선거전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이다. 박 후보는 “다양한 평가가 있을 수 있다”며 과거사 전면 재평가 카드를 사실상 접어뒀고, 문 후보 역시 김부겸, 이학영, 노영민 등 ‘노무현 재단’ 출신 인사들을 선거 캠프에 전면 배치하며 “총체적으로 성공한 정부”라는 스스로의 소신을 이어갔다.
반면 “민주적 박정희, 유연한 노무현의 ‘beyond’ 대선 경쟁으로 중도층을 잡아야 한다”는 많은 정치 전문가들의 조언과 분석은 이 같은 초반 네거티브 전쟁 속에 점차 힘을 잃어가는 모습이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두 후보의 지지율이 팽팽해지면서, 결국 전통적 지지층의 향방이 당락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과거 경험과 판단이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최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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