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남주 기자］ 쌍용건설이 고강도 자구노력을 통한 회사 정상화 작업에 본격 착수한다. 18일 쌍용건설에 따르면 유동성 위기 해소를 위해 캠코와 채권단에서 총 2000억원을 지원하는 것과는 별도로 연간 총 1000억원에 달하는 자구노력 방안을 수립하고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쌍용건설은 또 회사 조직은 기존 6본부 41부 6팀에서 28팀 체제로 대폭 축소하고, 부사장 3명 포함해 본사 전무급 이상은 전원 퇴진하는 내용의 인력구조조정도 단행하기로 했다. 해당 임원들은 이미 지난 14일 일괄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건설은 이번 본부제 폐지하는 내용의 인력구조조정에 따라 전체 임원수는 현재 32명에서 16명으로 50% 축소된다.

수주영업을 위해 타업종 대비 크고 보수적인 조직을 운영하는 건설업계를 고려하면 본부장 제도 폐지와 팀제 만으로 조직을 전면 개편한 것은 상당히 파격인 조치로 보여진다. 직원들은 현재 1200명에서 연말까지 30% 줄이는 것을 가이드라인으로 설정하고, 당장 실적이 없거나 향후 상당기간 실적 개선이 어렵다고 예측되는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다.

하지만 관건인 해외 수주 확대가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에 직원구조조정은 탄력적으로 운영하고 특히, 과장 이하 저직급 직원들은 여전히 인원이 부족한 해외부문에 전환 배치하는 등 파장을 최소화할 방침이다. 쌍용건설은 또 이번 인력 구조조정과 별도로 ▷임직원 상여금 200% 삭감 ▷접대비 등 소모성 경비 50% 절감 ▷사무실 면적 축소 ▷자산매각 등을 통해 연간 총 1천억 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쌍용건설 관계자는 “직원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향후 직원, 노동조합과 협의하고 공감대를 형성해 효율적인 인력 운영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현재 인원이 IMF 이전 2400명과 비교하면 50% 수준인 상황에서 임원들이 후배들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먼저 결단을 내린 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유동성 문제 때문에 대주주인 캠코와 채권단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 매우 안타깝고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회사 정상화를 위해 줄이고 버는 것을 동시에 진행한다는 차원에서 국내 민간영업은 PF 사업장 정리 등 현안해결에 주력하고 해외사업은 적극 확대할 계획”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한편 쌍용건설은 최근 3년간 해외에서만 3000억 원의 자금이 국내로 유입될 정도로 해외 실적은 좋았지만 극심한 국내 부동산 경기 침체로 인한 아파트 미분양과 민간 PF 사업 부실에 발목이 잡혀 유동성 위기를 맞은 바 있다.

calltax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