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최정호ㆍ손미정 기자〕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의 공식 지명으로 대선 플레이오프가 본격 시작됐다. 일찌감치 당 경선 준플레이오프를 끝낸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민주당 준플레이오프에서 앞승한 문재인 후보, 그리고 플레이오프로 직행한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은 야권 단일 후보가 확정되는 한국시리즈 직전까지 ‘일전불퇴’의 전쟁이 치뤄질 전망이다. 특히 박 후보와 문 후보, 안 원장 등으로 이뤄진 3자 구도의 제1차 공격점은 추석 밥상이다. 추석 명절 직후 지지율이 12월 초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추석 직전까지 적(敵)을 끌어 내리기 위해 모든 화력을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朴 공격에선 단일대오…상대 공격엔 동지도 없다=일단 검증전의 초점은 여권 단일 후보로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확정한 박 후보를 향하고 있다. 잠재적 경쟁자이기도 한 문 후보와 안 원장은 박 후보에 대한 공격에 있어서 만큼은 공동 전선을 펴고 있다.

이들은 특히 5ㆍ18 쿠테타와 유신시대, 인혁당 관련 발언 등 박 후보의 역사인식 문제에 초점을 집중하는 모양세다. 민주당은 정수장학회 문제와 박 후보의 친ㆍ인척 문제 등을 고리로 박 후보에 대한 공세를 확대하고 있으며, 안 원장측 역시 금태섭 네거티브 대응팀장을 필두로 ‘협박 폭로’를 통해 박 후보에 대한 공격에 시동을 걸었다.

문 후보가 지난 16일 후보 수락 연설에서 “성장만을 외치면서 달려오는 동안 특권과 부패가 만연했고, 독선과 아집이 횡행했다. 갈등과 반목이 되풀이됐다”며 “이 구시대 문화가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고 있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안 원장 역시 박 후보와 각을 세우며 ‘일대 일’ 구도 형성에 초점을 맞췄다. 느닷없는 ‘협박 폭로’ 공방전으로 박 후보를 과거ㆍ구태 정치인으로 몰아간데 이어, 최근에는 측근 등을 통해 ‘박정희 군사정권’ 등을 연일 거론하고 있다.

하지만 야권 단일화를 놓고 문 후보와 안 원장 역시 치열한 상호 검증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후보 공격에 있어선 공동전선을 펴지만,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서도 매서운 칼을 놓치 않겠다는 것이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이 주고 받을 공은 ‘무당적’과 ‘국정경험’이 주요 테마로 떠오르고 있다. 문 후보는 안 원장을 향해 조직 없이 대선을 승리로 이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며 안 원장에게 민주당에 들어올 것을 요구하고 있다.

문 후보측 노영민 선대본부장은 17일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대의제는 정당 정치를 중심으로 작동하게 돼 있다”며 안 원장의 민주당 입당을 재차 촉구하는 한편, 최근 여론조사에서 문 후보가 안 원장을 추월한 것이 역선택 때문이 아니냐는 것에 대해서도 강하게 부정한 것도 안 원장에 대해 우위를 점하기 위한 전략으로 읽히고 있다.

반면, 안 원장은 문 후보 역시 구태정치 세력의 한 축으로 몰아갈 공산이 크다. 안 원장측 한 관계자는 “조직이 있어야 대선에서 승리한다는 것은 여의도에서나 통용되는 구태 계산법이다. 국민은 정반대의 것을 원한다”고 말한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文ㆍ安 쌍끌이 공격=박 후보는 문 후보와 안 원장을 동시에 겨냥하며 추석전 여론 몰이에 나서고 있다. 박 후보측은 일단 안 원장을 향해 화력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 원장에 대한 공격 포인트는 정치적 경험 부재와 언행불일치 등 도덕성에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서 “안 원장이 내놓은 책만으로 국정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며 안 원장의 국정 능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도 이와 맥을 같이한다.

박 후보측은 이와함께 “야권 후보 단일화 가능성이 높고, 그 주인공은 지지율이 높은 안 원장이 될 것”이라는 분위기 속에, 안철수연구소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 의혹, 전세살이 논란, 재벌회장 구명 탄원서 등을 추석 때까지 계속 거론한다는 방침이다.

17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나온 발언도 이런 분위기를 대변한다. 황우여 대표는 “(문 후보가)정당책임정치를 반드시 일으켜 줄 것을 부탁한다”며 “국고 보조금을 받기 위해 무당파 후보 예정자가 페이퍼 정당을 만들고, 기존 정당에 대한 염증을 볼모로 정치를 하고 있다”며 민주당 문 후보의 완주를 당부했다. 문 후보에 대한 축하 인사 형식으로, 안 원장에 대한 비판과 견제를 동시에 날린 셈이다.

최근 지지율을 높이고 있는 문 후보에 대한 박 후보측의 공격도 거세질 전망이다. 박 후보측은 문 후보에 대해서는 참여정부 시절 행적과 발언 등을 검토하며 공세를 준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친노’라는 정치적 한계를 부각시켜, 중도ㆍ보수층의 결집을 노린다는 계산이다. 이혜훈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노무현 정부가 권력형 비리와 부패의 온산이었던 것을 국민들이 기억한다”며 문 후보가 민정수석 시절 일어났던 사건들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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