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시계
실시간 뉴스
  • 티켓 가격 거품제거,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의 승부수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뮤지컬 ‘명성황후’, ‘영웅’의 윤호진 에이콤인터내셔날 대표가 최고가 10여 만원의 기존 뮤지컬 시장 티켓가격 거품을 빼겠다며 뮤지컬 ‘영웅’의 최고가를 5만원으로 책정했다.

‘영웅’은 2012년 창작뮤지컬육성지원사업 재공연 부문에 선정돼 5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제작사 에이콤인터내셔날은 지원금을 관객에게 돌려주고 티켓가격 정상화를 위해 이같은 정책을 실시하기로 결정했고 올 연말 초연하는 ‘완득이’ 역시 티켓가격 최고가를 5만원 이하로 책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영웅’ 2차 티켓 오픈부터 변경된 정책을 적용하고 기존 1차 예매고객을 대상으로 차액환불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달부터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공연되는 뮤지컬 ‘영웅’은 1, 2층은 등급을 나누지 않고 전석을 5만원에, 3층은 3만원에 판매한다. 1, 2층 전석을 5만원으로 책정한 것은 기존 뮤지컬들이 그동안 대극장 1층 좌석을 VIP와 R석으로만 구성한 점을 고려한 결과다.

4인가족이 13만원 이상의 VIP 좌석에서 뮤지컬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50만원 이상 지출해야 한다. 윤호진 대표는 “대중예술인 뮤지컬이 갈수록 최상류층의 문화생활처럼 돼가는 것 같다”고 우려하며 초대권과 할인권도 모두 없앨 것이라고 전했다.

또한 윤 대표는 “티켓가격이 높아지며 티켓을 적게 팔아도 손익분기점을 무난히 넘긴 공연들이 많지만 정작 객석은 좋은 좌석을 제외하고 빈자리를 남긴 채 공연하게 된다”며 “VIP좌석 외엔 객석이 텅텅 빈 채로 공연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그는 제작비의 상당부분이 광고비로 소진되며 티켓값이 오르고 복잡한 공연티켓 할인, 초대권을 당연시하는 풍토 등이 생기며 악순환이 계속된다고 판단했다. 특히 이슈가 되는 소셜커머스 반값 티켓이 등장하고 있는 현상에 대해 “현재 책정된 티켓 가격이 현재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이콤인터내셔날은 2012년 상반기 뮤지컬 시장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4%나 증가하며 1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뮤지컬 부흥기와 동시에 업계의 생사가 갈릴 수 있는 시기라고 판단한 윤 대표는 창작뮤지컬이 라이선스 뮤지컬에 비해 로열티 부담이 적고 장기공연, 재공연을 통해 가격의 합리성을 이룰 수 있다는 입장이다.

‘5만원 티켓’은 단순한 저가정책이 아니다. 고가 티켓으로 관객층을 한정시키며 1회성 구매를 이끌기보단 저렴한 가격으로 관객의 지속 구매와 관객층 확대를 이끈다는 뮤지컬 시장에 대한 그의 생각이 담긴 치밀한 전략이다. 그리고 그가 이런 선택을 할 수 있었던 바탕엔 지원사업과 5억원의 지원금이라는 계기이자 버팀목이 있었다. 

ygmoon@heraldcorp.com
맞춤 정보
    당신을 위한 추천 정보
      많이 본 정보
      오늘의 인기정보
        이슈 & 토픽
          비즈 링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