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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책>각국의 상흔은 어떻게 발전의 원동력이 됐나
[헤럴드경제=김기훈 기자]강준만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교수를 생각하면 성역과 금기에 도전하는 비판적 지식인의 모습이 앞서 떠오른다. 강 교수의 신간 ‘세계문화의 겉과 속’(인물과사상사)은 저자의 본업이 문화 연구에 몰두해온 커뮤니케이션 학자란 사실을 새삼 일깨우는 저서다.

저자의 문제의식은 한국의 ‘선진국바라기’에 대한 반성에서 출발한다. 무턱대고 미국, 프랑스, 핀란드 모델만 기웃거릴 게 아니라 스스로를 알고 남과 비교해 살필 때 진정한 문화 간 커뮤니케이션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저자는 한국의 고질병으로 지적되는 ‘빨리빨리’ 문화에 대해서도 충분한 고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제 아무리 ‘빨리빨리’가 ‘대충대충’의 또 다른 이름에 불과할지라도 그것이 “한국이 자랑하는 초고속 압축성장의 비결이었음을 어찌 부인할 수 있으랴”는 것이다. ‘한국병’이 개도국의 희망이 되었음을 담담히 인정하는 대목에서는 비판적이라기보다 상식의 옹호자로서의 면모가 두드러진다. 이 외에도 미국의 역사 콤플렉스, 일본의 섬나라 근성 등 한국을 중심에 두고 살핀 세계 각국의 심리적 상흔과 이데올로기가 흥미롭다.


물론 문화와 국민성에 대한 논의는 늘 일반화의 위험을 품고 있다. 또한 이러한 분석은 남녀 혹은 계급 간 차이나 개인의 존재를 지워버리기 쉽다. 이에 저자는 문화란 불변하는 고정적인 것이 아니며 배후에 숨은 정치ㆍ경제적 토대를 반드시 살핌으로써 도식화의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말한다. 또 ‘확신에 대한 자제’와 ‘표현의 신중함’을 통해 딜레마를 딜레마답게 다뤄야 한다고 덧붙인다.

900여 쪽에 달하는 이 책은 그동안 강 교수가 집필해온 여러 문화 저술을 집대성한 것이라 봐도 무방하다. 방대한 분량에도 불구하고 쉽고 명쾌하게 이론을 풀어가는 담담한 필치가 매력이다.



/kih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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