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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계는 지금 ‘싸이홀릭’
삼성 · LG · SK · CJ도 그 앞에만 서면…
경쟁사 기용모델 기피 기존 틀 탈피
껄끄러운 관계 LGU+광고모델 싸이
삼성 지펠 M9000 광고에 내세워
이통 경쟁사 SK도 싸이월드에 기용
현대차 동참땐 ‘동시CF 그랜드슬램’


대기업 광고에 몰아친 ‘싸이 열풍’이 재계에 독특한 풍경을 낳고 있다. 싸이의 인기가 워낙 높아지면서, 경쟁이나 소송으로 불편한 관계에 있는 그룹들이 나란히 싸이를 모델로 내세우는 장면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최근 새로운 김치냉장고 지펠 아삭 ‘M9000’을 출시하면서 싸이를 모델로 내세웠다. 기존 모델이었던 가수 이승기에 싸이가 파트너로 참여했다. 싸이의 코믹한 댄스와 함께 ‘강남스타일’을 차용한 ‘지펠스타일’이라는 슬로건으로 새 김치냉장고의 특징인 3중 메탈 냉각’을 표현하는 데 중점을 뒀다. 가장 잘 나가는 스타들이 차지한다는 삼성전자 광고에 싸이도 이름을 올린 셈이다.

앞서 이동통신사인 LG U+(이하 유플러스)도 광고에 싸이를 등장시켰다. ‘강남스타일’을 개사한 ‘유플스타일’ 음악에 맞춰 싸이가 유플러스를 홍보하는 형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같은 노래가사에 맞춰 유플러스의 슬로건인 ‘LTE 위의 LTE’가 강조된다. 광고 효과는 상당하다. 유플러스 관계자는 “싸이 광고를 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났는데 인지도가 86% 정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싸이 열풍 앞엔 적도 없다?=인기를 얻은 연예인이 동시에 여러 CF에 등장하는 경우는 다반사다. 하지만 싸이의 최근 겹치기 출연은 상당히 이례적이라는 평. 삼성전자와 LG유플러스가 업종이 다르긴 하지만 최근 양 그룹이 전자 등의 분야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것을 감안하면 싸이의 동시 발탁은 눈에 띄기 때문이다. 양 그룹의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OLED TV와 스마트폰 등에서 죽기살기로 경쟁하고 있고, 디스플레이 계열사들은 ‘경영진의 도덕성’까지 거론하면서 기술유출을 놓고 법정공방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싸이 바람’이 몰고온 아이러니는 다른 그룹에도 퍼지고 있다.

‘싸이월드’로 유명한 SK커뮤니케이션스도 최근 모바일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싸이를 내세운 새로운 홍보 영상을 최근 공개했다. ‘싸이월드’와 ‘싸이’가 비슷하다는 게 포인트다. 하지만 이를 두고도 여러 평이 오간다. SK 그룹의 주력회사인 SK텔레콤이 LG유플러스의 공세적인 LTE 영업으로 애를 먹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인 SK커뮤니케이션즈가 적진의 대표선수를 과감하게 모델로 내세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뿐이 아니다. 그룹 관계자에 따르면 싸이는 최근 CJ제일제당과도 모델 계약을 하고 CF 작업을 벌였다. 알려진 대로 CJ그룹과 삼성그룹은 ‘어르신’들의 상속문제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재계 빅3그룹 너도 나도 ‘싸이홀릭’…현대차도 동참할까?=싸이의 인기는 진기록도 낳고 있다. 싸이가 만약 현대ㆍ기아차 광고까지 따낼 경우 삼성, LG, SK 등을 비롯한 국내 4대그룹사 광고에 ‘실시간 동시출연’하는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싸이는 과거에 기아차 뉴쎄라토의 광고모델로 활동한 바도 있다.

아쉽게도(?) 현대ㆍ기아차는 현재 싸이를 광고모델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 “싸이의 이미지와 어울릴 만한 차량 모델이 마땅치 않다”는 입장이다.

싸이는 광고업계에서도 화두다. 가장 ‘핫’한 인물인 만큼 가장 붙잡고 싶은 모델이기도 하지만 겹치기 출연으로 광고 효과가 오히려 상쇄될 수 있음에도 많은 광고주가 싸이만 찾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국내 최대급 광고기획사 관계자는 “싸이는 발랄하고 혁신적인 이미지와 함께 국내는 물론 국외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현재 가장 매력적인 광고 모델”이라면서도 “제품이나 브랜드 가치에 부합하지 않는 데도 무조건 싸이를 모시려고만 하는 면도 있다”고 평가했다. 

<홍승완 기자>
/sw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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