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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뻔뻔한 北…어리숙한 南…수해지원 한편의 촌극
대북 수해지원이 무산되는 과정은 북한의 뻔뻔함과 남한의 어리숙함이 맞물리면서 빚어낸 한 편의 촌극이었다. 북한은 수해지원 협의가 진행되는 동안 시종일관 고압적인 태도를 유지했다. 북한은 지난 3일 정부가 제의한 수해지원에 대해 일주일이나 지난 10일에서야 품목과 수량을 제시하라는 반응을 보였다. 북한은 우리 측이 고심 끝에 내놓은 밀가루 1만t과 컵라면 300만개, 의약품 및 기타 구호품 등 100억원 상당의 물품에 대해서도 “보잘 것 없다”고 거부했다.

북한은 수해지원 협의가 진행 중인 동안 관영매체를 동원한 이명박 대통령과 류우익 통일부 장관 등 대남 비방도 멈추지 않았다. 이 때문에 북한이 처음부터 수해지원에는 관심이 없었으며 식량지원을 빌미로 남한당국의 의지를 떠보고 남남갈등을 유도하려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부는 협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북한의 전략에 말리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정부는 북한의 물품과 수량을 먼저 제시하라는 역제의와 100억원 상당의 지원 거부를 예상치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남북관계 악화가 장기간 지속되면서 통일부가 대북협상의 ‘감’을 잃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이 쌀이 아니면 거부할 것을 알면서도 다른 물품을 제의했다면 악의적인 것이고,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신대원 기자>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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