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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관때도 팔때도 ‘돈 덩어리’ …압수품 슈퍼카, 천덕꾸러기로
예금보험공사가 지난해 퇴출된 도민저축은행에서 압수한 슈퍼카들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워낙 ‘고가’인 탓에 보관부터 처분까지 ‘돈 드는 일’이 적지 않기 때문. 예보는 오는 26일 서울 평창동에서 권리관계가 정리된 슈퍼카 5대를 첫 경매에 부친다.

12일 예보에 따르면 경매전문업체인 서울옥션은 26일 서울 평창동에서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 페라리 612, 포르셰 카레라S, 닷지 매그넘, 벤츠 E350 등 외제 차량 5대를 경매한다. 이들 차량은 모두 도민저축은행에서 나온 압수품으로, 시가 10억원을 훌쩍 넘는다.

람보르기니 무르시엘라고와 페라리 612는 각 4억원대, 포르셰 카레라S와 닷지 매그넘, 벤츠 E350은 각 1억원대다. 예보 창고에는 이런 차량이 14대나 더 있다. 예보가 슈퍼카를 ‘모시고’ 있는 셈이다.

실제로 예보는 슈퍼카 매각대행업체 선정 과정부터 난항을 겪었다. 지난 5월 한국자동차등록대행협의회가 추천한 업체만 참여하는 ‘제한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외제차전문업체들도 혀를 내두를 정도.

예보 관계자는 “슈퍼카를 구매할 수요층이 극히 한정돼 있는 데다 매각할 차량들이 일반 외제차와 달라 매각 주관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조한 참여율 속에 매각대행업체로 선정된 곳은 서울옥션. 주로 고가 미술품을 취급하지만, ‘고가’라는 점에서 수요층이 맞아떨어졌다는 게 관련업계의 설명이다.

슈퍼카는 옮기는 데도 적지 않은 비용이 든다. 사람이 직접 운전해서 경매장 등으로 이동하는 것은 어불성설. 그렇다고 일반 레커차로 옮기는 것도 위험부담이 따른다. 그래서 동원하는 것이 ‘무진동 특수견인차’다. 이 견인차로는 대당 1대씩만 운반할 수 있는데 한 번 옮기는 데 보통 40만~50만원이 든다.

슈퍼카를 창고에 장기 보관하는 것도 부담이다. 보관 및 관리 비용도 문제지만 미술품, 골동품 등과 달리 자동차는 시간이 지날수록 감가상각이 커지기 때문이다. 또 장기간 운전하지 않고 보관만 할 경우 차량 성능 저하도 우려된다.

결국 회수 극대화를 위해선 가능한 한 빨리 처분해야 한다. 예보 관계자는 “경매 날짜가 다가올수록 문의전화가 많이 오고 있다”면서 “실제로 경매될지는 두고볼 일”이라고 말했다.

<최진성 기자>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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