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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좌판서 호객행위…체면(?)버린 사장님들
삼성그룹 한가위 직거래장터 가보니…
추석 앞두고 농가소득 지원 등
내수경제 활성화 뜻 동참 차원

최지성실장 상품권으로 농산물 구매
윤주화 등 사장단 일일점장 활동
고객과 가격흥정도 마다안해


“중간 유통단계가 없어 직거래 장터가 농가 마진도 더 많이 남고 소비자들도 신선한 상품을 살 수 있어 좋은 것 같습니다.”(박상진 삼성SDI 사장)

삼성그룹 사장단 40여명이 와이셔츠 소매를 걷어붙였다. 12일 한가위 직거래 장터 일일점장으로 활동했다. 사장단은 추석을 앞두고 농가 소득 지원과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 나아가 내수 살리기에 앞장선다는 차원에서 삼성이 서초 본사 딜라이트 앞에 마련한 장터에서 일일점장으로 활약했다.

삼성은 한가위를 앞두고 전국 16개 사업장에서 430여개 자매결연 마을과 연계해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닷새 동안 사업장별로 직거래 장터를 개설해 운영하고 있는데, 본사 앞에도 이 같은 장터를 설치한 것이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을 필두로 한 그룹 사장단은 이날 수요 사장단회의를 마치자마자 일제히 장터로 향했다.

사장들은 10개의 천막 좌판에서 지역특산품인 한우, 사과, 된장, 육쪽마늘, 햅쌀, 고구마, 토마토, 포도, 참기름, 황태 등을 직접 팔았다.

최 실장은 이날 장터를 두루두루 살피며 포도 10박스, 산머루 5박스, 사과 5박스 등 총 50만원 이상의 지역 특산품을 직거래 상품권으로 구입했다.

일부 사장은 점장 역할의 취지를 잊지 않은 듯 적극적인 호객행위(?)도 마다하지 않았다. 전통시장을 연상케 하듯 가격흥정도 있었다. 포도를 구입하던 최 실장이 판매를 맡았던 윤주화 삼성전자 사장에게 “많이 사면 깎아 줍니까” 하고 묻자 윤 사장이 “안됩니다”고 답해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유독 판매에 적극적이었던 윤 사장은 “내가 농촌 출신이라 원래 물건을 잘 판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장들이 자신의 계열사와 자매 결연을 맺은 특산품매장 점장을 하는 동안 삼성 임직원은 물론 일반 시민들도 장터를 찾아 한가위 상품 구매에 앞장섰다. 삼성은 임직원의 활발한 직거래장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추석을 맞아 지급하려던 1인당 50만원, 총 1400억원 규모의 전통시장 상품권(온누리상품권)을 전날 전 임직원에게 지급했다.
 
12일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관 앞에서 열린 직거래장터에서 사장들이 직접 물건을 팔고 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농산물 상품권으로 우리 농산물을 사고 있다(사진 아래).                             <사진=김명섭 기자>/msiron@heraldcorp.com

산머루 한박스와 감자 반박스를 산 삼성SDI의 한 대리는 “사장단이 직접 물건을 판다고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농가 지원에 동참을 하려는 마음에서 왔다”며 “가격이 저렴한데도 물건 품질이 좋고 상품 종류가 많아 생각보다 많이 사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는 윤 사장과 조 사장 외에도 김창수 삼성화재 사장(포천 금주리), 노인식 삼성중공업 사장(철원 마현리),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춘천 부귀리), 김철교 삼성테크윈 사장(남해 비란리ㆍ물건리) 등이 점장으로 나섰다.

삼성 관계자는 “직거래 장터를 열었다고 농가에 얼마나 힘이 되겠는가”라며 “다만 농가의 애환을 함께하고, 내수 활성화에 뜻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있으며, 이 같은 행사는 매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장터를 날짜에 따라 전ㆍ후반으로 나눠 자매 결연 마을들의 참여 기회를 늘리기로 했다. 

<김영상ㆍ홍승완 기자>
/ys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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