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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J 들기름 시장까지…대기업만 ‘깨’ 쏟아질라…
소리소문 없이 들기름 출시
“원재료가 동날 정도” 판매 불티
오뚜기·해표 기존업체와 3파전
경쟁사들 “해도 너무한다”
출시 초기 불구 향후 행보 촉각


CJ제일제당이 최근 들기름을 출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른바 브랜드 들기름은 그동안 오뚜기와 사조그룹의 해표가 양분하고 있었으나, CJ의 진출로 3파전 양상을 띠게 됐다. CJ 들기름의 초반 성적은 양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대기업이 들기름까지 사업군에 포함시켰다는 데 대한 비난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지난 8월 초 ‘백설 진한 들기름’이라는 상품명으로 들기름 제품을 내놓았다. 소리 소문 없이 들기름 시장에 진입한 것이다.

엄선된 100% 통들깨(중국산)를 사용해 만들었으며, 갓 볶은 들깨를 압착식 방법으로 딱 한 번 짜내 들깨 고유의 맛과 향이 살아 있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식음료업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CJ의 들기름은 나오자마자 잘 팔려 원재료 공급이 수요를 맞추기도 버거운 상황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들기름엔 오메가3 지방산이 많이 들어 있어 웰빙 식품으로 떠오르면서 최근 들어 선호하는 고객이 늘고 있다. 나물무침이나 김을 구울 때도 쓰는 등 참기름보다 활용도가 높은 것이 장점이다.

브랜드 들기름으로는 국내에서 처음(2005년) 제품을 내놓은 사조해표의 매출 추이만 봐도 들기름 시장은 빠르게 커가고 있다. 지난해 사조해표는 35억여원의 매출을 올렸으나, 올해엔 1~7월 매출만 해도 약 40억원에 달한다.

CJ는 이런 점을 눈여겨보고 들기름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오뚜기나 사조해표보다 기업 규모ㆍ브랜드 가치 면에서 앞서 있는 만큼 올해 80억원 규모로 추정되는 들기름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셈이다. 실제로 대형 마트인 이마트의 8월 한 달간 들기름 매출을 보면 지난해 8월 대비 소폭 줄었지만(-0.8%), CJ 제품은 선방한 것으로 업계에 알려지고 있다.

CJ는 그러나 이런 시각을 경계했다. 회사 관계자는 “원재료인 들깨를 댈 수 없을 정도로 잘 팔리는 건 아니다”며 “들깨 수급 수준은 계획된 물량 생산에 부족함이 없는 정도이며, 햇들깨가 수확되는 10월 말 이후부터 더 좋은 품질의 들깨를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들기름까지 취급한다는 시각에 대해서는 제품 포트폴리오 구성상 필요했던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CJ가 다양한 기름 제품을 만들고 있는 그동안에 들기름만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구색을 맞춘 것”이라며 “들기름 시장 규모는 80억~90억원에 불과하고, 우린 시장 테스트용으로 제품을 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경쟁사들은 CJ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CJ는 들기름 출시와 함께 참깨( ‘황금 볶음 참깨’)도 내놓는 등 새로운 제품을 연속적으로 선보이고 있어서다. CJ도 참깨 제품에 대해 가장 좋은 품종으로 알려진 황금참깨를 활용한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한 들기름 제조사 관계자는 “CJ의 시장 진출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에 앞으로 상황을 더 지켜볼 것”이라면서 “신경 쓰이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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