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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브의 이유있는 추락

[헤럴드경제=홍성원 기자]세계적인 생활용품 브랜드 ‘도브’ 가 국내 샴푸 시장에서 한국 토종 브랜드에 밀려 추락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까다로운 기호를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한 국내 브랜드를 쫓아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1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유니레버그룹의 지난해 ‘도브’ 브랜드 매출(샴푸ㆍ린스ㆍ트리트먼트 합산)은 116억2900만원으로 시장점유율 2.5%에 그쳤다. ‘도브’ 샴푸의 매출실적은 2008년 213억9500만원에서 3년만에 114억 7500만원으로 46%가량 감소했다.

‘도브’가 추락하는 사이 한국의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날개를 달았다. 작년 샴푸 매출이 각각 1069억원과 957억원으로, 두 회사가 30% 안팎의 시장을 점유했다. 모발 브랜드별로는 LG생활건강의 ‘엘라스틴’이 점유율 15.9%로 1위 자리를 지켰다.

‘도브’와 피앤지(P&G)의 ‘팬틴’은 1990년대 후반 프리미엄 샴푸를 국내에 처음으로 선보인 후 2000년대 초반까지 이 시장을 주도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들어 토종 브랜드의 추격을 받기 시작해 2000년대 후반에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에 1·2위 자리를 넘겨줬다.

특히 ‘도브’는 지난 2003년 15% 점유율에서 내리막 행진을 계속, 2010년부터는 시장점유율 5% 아래로 떨어졌다. 결국 유니레버는 같은 해 ‘도브’ 브랜드의 국내 유통을 유한킴벌리에서 대행케 하고 있다.

‘도브’의 실패는 깐깐한 한국 소비자들을 따라잡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토종 모발 브랜드들이 머릿결, 탈모 방지, 두피건강, 한방 소재 등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반영한 신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했으나, ‘도브’는 속도경영을 하지 못했다는 것.

업계 관계자는 “토종 모발 브랜드는 한국 소비자의 까다로운 눈높이에 부응하는 지속적인 제품 개편과 감성에 호소하는 마케팅 전략으로 시장을 주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홍성원 기자/hongi@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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